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들과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사채관리 계약에서 규정한 재무특약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된 회사채 14건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회사는 지난 9월 30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사채관리 계약에서 요구되는 재무비율 중 하나인 3개년 누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를 5배 이상 유지하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2조원 이상이었던 EBITDA는 올해 3분기 2000억원대 까지 내려왔다. 화학시황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원인이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는 총 2조300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따라 사채권자들과의 협의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집회 관련 세부 사항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롯데케미칼은 현재 활용 가능한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해 총 4조원 상당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채비율은 약 75%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해외 자회사의 지분을 활용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 중 6600억원은 이달 초 이미 조달을 마쳤고, 나머지 6500억원도 연내에 조달을 완료할 예정이다.
투자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현금 유출을 수반하는 신규 및 유지보수 투자 계획을 조정하여 현금 흐름을 개선할 방침이다.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오퍼레이셔널 엑셀런스(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 공장에 이어 하반기에는 대산 공장까지 확대 추진 중이다.
더불어 자산 경량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투자 유치와 전략적 사업 철수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법인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사유 발생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사채의 원리금 상환에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해당 채권에 대한 이슈 발생이 없도록 자금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