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DXVX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DXVX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불법 선거 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의혹을 언급하거나, 송영숙 회장이 가현문화재단의 미술관 사업이 자금 세탁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등 파장을 예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25일 DXVX는 'H사의 위기'라는 한미그룹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DXVX는 “가현문화재단은 송영숙이 2002년 직접 설립, 미술관 관장이라는 지위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표면적으로 문화사업을 표방하지만, 송 회장의 개인 권력 강화와 자금 세탁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단 임원진은 전원 송영숙의 측근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으나, 근거 자료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예화랑 장기 임차에 대해서는 “송영숙 모녀는 예화랑의 김방은을 통해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할 의도로 계열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예화랑 장기 임차는 지난 19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를 고발하는 주요 근거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지난 6일 공시한 한미사이언스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장기 임차하는 것은 경영상의 선택이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계약 종료 시점에는 저렴한 계약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면서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할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려면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DXVX는 “예화랑 건물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불법 선거 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된 바 있고, 현 정권의 문화계 로비 거점이라는 의혹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이 역시 경영적인 측면에서 향후 파장이 예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 선거 사무소를 운영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의혹을 사적 용도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는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 대통령의 의혹을 직접 언급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면 잠재적 위험을 사서 하는 행위"라며 “그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현재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갖고 있기에 회사 미래를 고민한다면 정치적인 발언을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DXVX 사적 사용 중 임종윤 이사의 “특혜 근절"언급, 설득력 있을까?
임 이사는 20일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회사를 투명하고 질서 있게 경영하는 것이 바로 선친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면서 “그간 대주주가 받아온 급여, 차량 및 사무실 지원 등 연간 수십억의 모든 특혜 역시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DXVX의 대주주로서 DXVX를 본인의 경영권 분쟁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DXVX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mRNA 백신 기술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그런데 한미사이언스 관련 보도자료를 지난 경영권 분쟁 당시부터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이는 송영숙 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4자 연합과 대비되는 행보다. 4자 연합은 한미그룹의 리소스 대신, 마콜컨설팅그룹을 고용해 소통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 혁신을 외치려면 최소한 관련 문제에 논란이 없어야 주장의 설득력이 실린다"면서 “대주주의 특혜 근절을 언급하는 자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곳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 우선 본인이 활용 중인 특혜를 내려놓고 난 이후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