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1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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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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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산업 세미나] “現 전력시장, 미래 에너지소비 폭증 감당 못해···개방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01 09:40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 세미나 토론

“시장은 굉장히 효율적, 한전 독점 시장선 새로운 기술 영향 못미쳐”

삼성전자 “무탄소에너지 안정적 확보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

정부 “유럽, 미국 요금 폭등…시장시스템 가려면 장점 버릴 용기 있어야”

김한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너지경제신문 주최, 경제더하기연구소 후원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김한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너지경제신문 주최, 경제더하기연구소 후원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 주제로 '세미나'의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현재 폐쇄적인 전력시장 구조로는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을 하면서 미래 인공지능(AI) 시대에 폭등하는 전력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력시장에서 시장기능이 제대로 발현돼야 신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과 청정 에너지 사용 인증에 따른 부담이 계속 커지는 만큼 무탄소에너지의 국제인증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반면, 정부 측에서는 전력시장 개방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한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경제더하기연구소 후원으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 세미나 토론에서는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개방 등 에너지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제21대 국회의원) 대표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제21대 국회의원)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제21대 국회의원) 대표는 “시장에서 가격은 모든 것의 신호다. 더 이상 정부나 몇몇 뛰어난 사람이 정할 수 없다. 이미 시장은 굉장히 효율적이고 가격이 움직이면 각자 플레이어들도 이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한전은 수요와 공급 양방향을 독점하고 있다. 과연 누군가가 새로운 기술과 알고리즘을 제안하더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에서 훨씬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어디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면 연구도 할 수 없다"며 “탈원전과 재생에너지라는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서 에너지 공급과 산업정책을 같이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분산에너지법의 통과로 지역별로 전기요금이 차별화됨에 따라 산업의 지역적 배치가 달라지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력시장 구조 변화를 강조했다.


김윤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김윤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김윤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는 “전력산업의 근간은 전기를 사고파는 것이다. 현재 전력시장은 너무 간단하게 돼 있다. 단순히 적자가 났다고 요금을 올리는 게 아니라 비용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정확하게 보는 게 필요하다"며 “도매시장에 가격입찰이 없다는 걸 보고 놀랐다. 이제는 가격입찰을 서서히 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산자원의 증가가 큰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산업은 필요한 만큼 발전하는 게 첫번째고 그 다음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기술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 북미나 유럽 같은 시장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그런 걸 잘 만드는데 우리는 기술발전도 없다 보니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 요금은 대부분이 전력량 요금이다. 해외의 경우 나라마다 다르지만, 미국은 발전·판매 요금 외에 그와 비슷한 비중으로 운송 요금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유럽의 경우 세금이 크게 포함되기도 한다"며 “아무리 좋은 기술로 전기를 팔아도 한전 요금보다 저렴하게 팔 수가 없는 요금체계에서는 분산형 방식의 기술 발전도 전력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보람 삼성전자 DS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

▲이보람 삼성전자 DS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삼성전자는 무탄소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도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람 삼성전자 DS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는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전기를 많이 쓴다. 반도체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할 계획이며, 고객사의 스코프2 탄소감축 요구 수용을 위해 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게 어렵다는 게 모두가 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무탄소에너지를 사용했다는 인증은 재생에너지만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외에도 다른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했다는 걸 증명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한 무탄소에너지원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또 “전기요금은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탈탄소화에 따른 전기요금도 증가했다"며 “이 상황에서 무탄소에너지를 조달하는데 가격이나 물량 모두 경쟁국 대비해서 어렵다"며 제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 센터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 센터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기업들이 기업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기요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60여년간 중앙집중형 한전의 전력공급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해왔다"며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과 AI 첨단산업 발전에 따라 전력공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한전 독점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기업 수용성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으로 올랐고 지난 3년간 전기요금이 총 50% 가량 인상됐다. 전기요금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업활동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최 센터장은 “중소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왜 이렇게 오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전기요금에서 선택권이 없었다. 시장개방이나 에너지전환이 되면 전기 조달 방안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며 “전기는 필수재이고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에너지조달은 기업경쟁력의 주요한 차별적 요소다. 우리 기업의 선택 역량을 제고할 지원정책 마련, 전문기업 육성, 신사업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규 한국전력공사 재생에너지대책실 실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

▲이성규 한국전력공사 재생에너지대책실 실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늘고 있어 제도를 통해 이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성규 한국전력공사 재생에너지대책실장은 “반도체 단지,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관련 전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수도권에 집중되는 반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전력인프라가 부족한 호남지역 등 비수도권 집중현상 또한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결국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할 대규모 송전선로의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제10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통해 지난해 대비 2036년까지 송전선로는 1.6배, 변전소는 1.4배 확충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른 투자비는 약 56조5000억원 규모이다.


이 실장은 “민원과 지자체 인허가의 비협조로 송전망 건설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며 “아무리 보상해줘도 송전망 주변 주민들 요구를 충족해줄 수 없다. 반도체나 데이터센터는 계속 수도권에 들어가고 있다. 결국은 수요의 분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장을 지어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전력계통 여건을 우선 고려해 전력수요를 계통 여유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지역별 전력수요와 공급의 분산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과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과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윤병효 기자

정부 측은 전력시장 개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에 보수적 입장을 보였다. 시장을 개방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과연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라는 것이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재생에너지를 도입한 독일, 이탈리아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세 배나 높다. 영국도 우리보다 비싸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우리처럼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건 미국 정도인데, 올 여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발전소를 선점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전력요금이 급등했다"고 소개했다.


문 과장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지역의 2025~2026년 전력가격 입찰에서 입찰가격이 1메가와트시(MWh)당 기존 30달러대에서 250달러 수준으로 폭등했다.


문 과장은 “우리가 하는 제도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공공이 주도하면서 글로벌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전이 하고 있다"며 “시장시스템으로 가려면 우리가 가진 장점을 포기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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