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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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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혼돈 속으로] 계엄령 파동에 호텔·여행업계 ‘관광객 급감’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08 14:33

호텔로 외국인 안전 문의 급증…취소 적어 관망 단계
탄핵정국 혼란 장기화땐 단체 취소 가능성 배제 못해
한류 상승세 꺾이고 여행수요 급감 업계 피해 불가피

호텔업계 걱정

▲지난 5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잦은 지역인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사진=연합뉴스

탄핵정국의 혼란상이 장기화될 조짐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당분간 감소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외국인 관광객 투숙 비율이 높은 특급호텔 등에서 단체 이탈이 적게 발생했으나, 현재의 정국이 지속될수록 여행수요가 급감할 거라는 시각이 많다.


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호텔에 현재 한국 상황을 묻는 외국인 투숙객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이 시위 장소와 가까운 광화문, 시청 등에 밀집해 있는 것도 투숙객들의 우려에 불을 붙였다.


실제 시청에 위치한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한국은 유일 분단국가인 만큼 외국 분들에게는 계엄령 자체가 생소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게 아닌지 묻는 분들이 많다"며 “미얀마 쿠데타 같은 무력 시위가 벌어지는 걸 우려해 문의를 넣는 경우도 다수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특급호텔 뿐 아닌 외국인 VIP가 주요 고객인 카지노를 보유한 지역 특급호텔들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각 호텔들은 취소 사례가 급증하는 등 눈에 띄는 급격한 투숙률 변화는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급호텔들은 외국인 투숙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 상황을 적극 알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혼란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이어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호텔업계의 공통 의견으로, 현재로서는 2차 계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고 한국은 항상 평화시위를 진행해왔다는 등 불안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실제 행동으로 나서지 않은 건 아직까지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이기 때문으로,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예약일이 다가온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을 취소할 시 금전적 손실이 커 여행을 강행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외국인 관광객들이 당분간 국내 여행을 기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현재 미국 국무부와 영국 외무부는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자국민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일본,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들도 한국 여행에 대한 주의령을 내렸다. 특히, 뉴질랜드는 여행 경보를 한 단계 높여 “더욱 주의 기울이기"로 상향 조정하며 경고했다.


비상 계엄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려던 일부 일본 단체는 방문을 취소했다. 전문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려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없던 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장관과 스웨덴 총리, 카자흐스탄 국방장관 등 외교 인사들도 한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6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늘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0월과 비교했을 때 97%에 달하는 수치이다.


또한,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1374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7% 늘었다. 지난 2019년 같은 기간의 94% 정도로, 근시일 내에 관광 수요가 코로나19 전으로 완전 회복할 거란 기대가 높았던 만큼 호텔 뿐 아닌 여행, 면세업계 등 관련 업계 전반적으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들이 예약한 연회도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오른 만큼, 금전적으로 봤을 때 한국 여행이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데 기대를 걸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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