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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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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가 살린 삼성화재 바둑대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8.12 08:19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로 바둑 관심 높아져
삼성화재, 바둑열기 침체로 대회 개최 놓고 ‘고심’
‘바둑꿈나무 선발전’ 신설…미래 꿈나무 키운다


예선 전경1

▲지난 7월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예선에 참여한 프로 기사들의 모습.(사진제공=삼성화재)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채 기자] 올해 초 열린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경기가 침체기에 빠진 한국 국민의 바둑에 대한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인 바둑대회까지 살렸다.

삼성화재는 오는 9월6일 상반기 예선을 치르고 올라온 32명이 겨루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본선 개막식을 앞두고 행사 준비에 한참이다. 지난 1996년 시작해 벌써 21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다른 대회보다 감회가 새롭다.

삼성화재배 바둑대회는 보험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프로기사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국제대회로 삼성화재는 지난해 20회 바둑대회를 끝내고 올해 바둑대회 개최여부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동안 바둑대회를 후원해 왔지만 갈수록 바둑 인구가 감소하고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잃어갔기 때문이다. 대회를 치르기 위해선 상금은 물론 각종 부대비용까지 막대한 예산과 시간 등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데 비해 갈수록 홍보 효과 등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화재까지 바둑대회를 접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한국 바둑이 더욱 침제기를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바둑 행사를 놓고 축소나 홍보 마케팅 변화 등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월9일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대회가 열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4대1로 졌지만 한국 국민들의 바둑에 대한 열기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이에 삼성화재는 바둑대회를 예전과 같이 개최하기로 했으며 오히려 올해 5월 ‘바둑꿈나무 선발전’을 신설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자는 프로기사와 겨룰 수 있는 통합예선 출전권까지 부여했다. 꿈나무 선발전 우승자는 프로의 벽을 넘지 못해 이번 9월 열리는 본선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알파고 덕분에 바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예년처럼 한국 바둑이 강해지기 위해선 어린 새싹부터 잘 길러야 한다는 판단에 바둑꿈나무 대회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파고로 살아난 바둑 열기가 이번 대회까지 이어져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월 열린 통합예선에는 전세계 프로기사 304명과 아마추어 예선, 월드조를 통해 선발된 아마추어 기사 25명 등 총 329명이 출전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191명, 중국 84명, 일본 21명, 대만 21명 등이다. 통합예선을 통해 선발된 19명과 시드 배정 받은 13명 총 32명이 다음달 6일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리는 본선 개막식에 출전한다. 그 동안 한국이 12번, 중국 6번, 일본 2번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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