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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의 명차 히스토리②] 스파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12 19:02
[김양혁의 명차 히스토리②] 스파크

▲1세대 마티즈.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요즘 같은 불황에는 경차 시장이 성수기다. 헌데 국내 경차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차량 크기만큼 마진이 적어 업체들이 외면한 결과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경차가 한국GM 스파크(마티즈)와 기아자동차 모닝이다. 모닝은 철저히 마티즈를 저격하기 위해 출시됐다. 따라서 국내 경차에 ‘산 증인’은 마티즈가 될 수밖에 없다. 

모닝 때문에 마티즈는 굴욕을 겪었다. 근 8년간 모닝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렀다. 사실상 국내 업체가 시판 중인 경차가 두 종에 불과하다 보니 ‘도토리 키 재기’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올해는 그래도 다시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자인 기아차도 순위경쟁에 지쳤는지 새 모델 출시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점이 마티즈에 호재로 작용했다.

마티즈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티코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겠다. 1991년 출시된 티코는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다. 당시 대우의 경차는 대우조선공업(현 대우조선해양) 자동차사업부인 대우국민차(현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됐다. 두 차량을 제조한 대우는 마티즈 전신을 티코로 보고 있다.

마티즈는 1998년 코드명 M100으로, 국내 시장에 나왔다. 무채색이 주를 이루던 당시 차량 메인 컬러를 금색으로 내놓았다. 그 바람에 ‘황금 마티즈’라는 별칭도 얻었다. 출시 시기도 타고났다. 근래 한국 경제가 가장 어려웠던 글로벌 금융위기(IMF)에 출시되다 보니, 출하량이 어마어마했다. 대우의 효자상품으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 아토스와 기아차 비스토를 단종의 길로 인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마티즈 2.


2005년 출시된 마티즈 클래식이 2세대 모델로 평가된다. 이전에 코드명 M150으로 마티즈 2를 내놓았지만, 1세대 모델과 플랫폼 등을 공유해 신차로 인정받지 못했다. 2002년 GM(제너럴모터스) 산하로 돌아가면서 기존 스즈키 알토 플랫폼에서 제너럴모터스(GM) 감마 플랫폼으로 변경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티즈가 지켜온 왕좌의 자리는 공고했다.

하지만 2008년 1월1일 모닝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뉴 모닝이 경차 지정을 받으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만년 2위 행진이 시작됐다. 곧바로 GM대우는 2009년 후속 모델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코드명 M300)로 반격에 나섰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후 2011년 3월 GM대우에서 한국GM으로 법인명이 바뀌자 모든 차량을 쉐보레 브랜드로 바꾼 결과 마티즈 역시 스파크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한국에는 브랜드 마티즈가 경차의 대명사로 인지되는 상황이라, 회사 내부에서도 마티즈만은 살리자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4월1일 뉴욕 오토쇼에 이어 다음날 열린 서울 모터쇼에서 스파크의 차세대 신모델이 출품됐다. 더 넥스트 스파크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출시는 작년 7월1일로 확정이 됐다. 2009년 출시 이후 오랫동안 신차 출시나 대규모 페이스 리프트가 없던 만큼 시장에서 꽤 인기를 모았다. 출시 다음 달 모닝의 판매량을 앞지르며 경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하지만 9월 기아차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이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경쟁사 금력에 신차 효과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됐다.



2016년 들어서 상황은 역전됐다. 스파크가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의 현금할인, 무이자할부, 김치냉장고 등 파격적인 판촉이 주효했다. 국내 시장에서 경차의 경쟁력은 다름아닌 가격이란 정설을 방증한 것이다. 경차 시장이 크게 자리 잡은 일본이나 유럽에선 가격이 아니라 고가의 옵션이 포함된 경차를 찾는 경향이 짙다. 스파크가 국내에서 그런 쪽으로 대우를 받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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