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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재계···빛 발하는 SK ‘최태원 리더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28 07:19

삼성 등 주요그룹 내우외환 겪는 동안 SK 오너리스크 없이 나홀로 순항
하이닉스·ADT캡스 인수 최대실적
전국 주유소 공유 인프라 사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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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지배구조 개편, 경영 승계, 갑질 논란 등으로 재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외견상 ‘오너 리스크’ 없이 홀로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룹이 있다. 바로 SK그룹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 현대차· LG·롯데·한진 등 주요 그룹들이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고 있지만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하이닉스 인수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에만 1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 창립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도 최 회장의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통신 회사인 SK텔레콤은 최근 보안회사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7020억 원을 투자해 사들였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에스원에 이어 단숨에 보안 업계 2위 사업자로 뛰어올랐다. SK텔레콤이 지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역량에 보안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내겠다는 게 최 회장의 목표다.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유인프라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SK그룹은 SK에너지의 3600여개 주요소를 활용, 이 곳을 물류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카셰어링 스타트업 기업 쏘카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미래 공유경제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를 통해 세계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재계 3위 SK그룹과 달리 국내 다른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해 펼쳐졌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후폭풍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이를 문제삼으며 우리나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금산분리 문제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해야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 등에 휘말려 있는 것도 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하는 ‘지배회사 안’을 제시했지만 외국인과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 선행돼야 하는데, 반대가 거세 양사 임시 주주총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LG는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LG그룹은 순환출자 고리 없이 지주사를 통해 자회사·손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LG의 지분은 고(故)구본무 회장이 11.28%,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7.72%, 구 상무가 6.24%를 들고 있다. 23년만에 이뤄지는 경영권 승계 작업에 큰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지만 구 부회장의 거취 문제와 최대 1조 원이 넘을 수 있는 상속세 납부 등 고민이 남는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재를 잘 구축해냈지만 최근 신 회장이 법정구속돼 리더십 공백기를 맞았다.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 등이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상태라 리더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다. 한진그룹의 경우 3세 경영인들로부터 ‘땅콩회항’과 ‘물벼락 갑질’ 등 논란이 불거지며 총수일가가 퇴진 위기에까지 몰려 있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등을 외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1998년 38대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한 후 20년이 지나는 동안 두 차례 투옥과 대규모 인수전 등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성숙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재계에서 최근 ‘오너리스크’ 관련 이슈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어 최 회장의 리더십이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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