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이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LG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 ‘LG 디오스 김치톡톡’ 스탠드형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김치냉장고 대목인 김장철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일찌감치 2019년형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대용량, 스탠드형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김장을 담그지 않는 ‘김포족’이 늘고 있는 추세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이는 김치냉장고가 단순히 김치 보관만을 목적으로 했던 과거와 달리 여러 식재료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이른바 ‘서브 냉장고’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발간한 학술지 ‘농촌경제’에 따르면 김치를 직접 담그는 ‘자가조제’ 김치의 소비량은 2010년 147만 톤에서 지난해 현재 122만 톤으로 17% 줄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김치를 구매하는 비중은 2013년 8% 수준에서 지난해 13%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내 김장 가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김장을 한 번에 하기보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김장을 번거로워 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이 주로 1∼2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고, 이들은 직접 김장을 하기보다 지인으로부터 얻거나 사먹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20∼30대의 비율은 25.2%에 불과했다. 40대 역시 42.9%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김장 가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판되는 김치냉장고는 오히려 대용량화되는, 반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인 LG전자의 경우 2019년형 ‘LG 디오스 김치톡톡’ 가운데 400ℓ 이상 대용량 제품 비중이 45%로 절반에 가깝다. 40종의 신제품 중 400ℓ대 제품이 15개, 500ℓ대 2개, 800ℓ대 1개 등 18개다.
특히 보통 대용량 범주로 포함되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는 26개에 이른다. LG전자에 의하면 이 회사가 판매하는 전체 김치냉장고 제품 가운데 스탠드형 제품 비중이 올해 매출액 기준으로 3분의 2를 넘는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2019년형 김치냉장고 '김치플러스'의 경우 모두 50여 개 가운데 대용량인 4문형(4도어) 제품이 40% 이상, 스탠드형 제품은 8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치냉장고 대용량화 추세에는 TV에 이어 김치냉장고를 ‘세컨드 가전’, ‘서브 냉장고’로 인식하는 소비자의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김치냉장고를 보면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뿐만 아니라 여러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김치뿐만 아니라 육류, 채소, 과일에 이어 쌀과 주류까지 보관할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9년형 김치플러스에 감자 등 뿌리채소나 바나나 등 열대 과일 보관이 가능한 ‘감자·바나나 모드’를 적용했다. LG전자의 경우 업계 최초로 400ℓ대 제품에 위쪽 칸을 좌우로 구분하는 ‘다용도 분리벽’을 적용했다. 김치 외에도 쌀, 고기, 생선, 야채, 과일 등 여러 식재료를 보관하는 냉장고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김치냉장고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