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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반도체학과' 신설 바람…'비메모리 1위' 꿈 영근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4.13 16:26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대학가에 ‘반도체학과’ 신설 바람이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반도체가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관련 고급 전문 인력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과 정부의 반도체 전문인력 육성 지원에 힘입어 대학들의 학과 신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 대학-기업 ‘채용조건형’ 학과 개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고려대와 ‘반도체공학과 개설 협약’을 체결하고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2021학년도부터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채용을 조건으로 운영되는 ‘채용 조건형’으로,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기업은 재정지원과 함께 졸업생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은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취업이 보장되며, 학생들은 학비 전액과 보조금을 SK하이닉스에서 장학금으로 지원 받을 수 있다.

국내 대학에 반도체 전공 계약학과가 생기는 것은 성균관대, 연세대에 이어 고려대가 세 번째다. 성균관대는 2006년 삼성전자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어 계약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입학생 전원에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며, 졸업 후 최소 채용 절차를 통과하면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연세대도 삼성전자와 손잡고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공과대학에 신설해 2021학년도부터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신고했다.

학과 신설을 공식화한 이들 대학에 이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하 카이스트) 등 다른 대학도 반도체학과나 반도체 관련 전공 신설을 검토중이다. 서울대는 반도체 계약학과 대신 반도체 연합 전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형 시스템반도체 연합 전공’으로 공대 소속 전기·정보공학부, 원자핵공학과, 재료공학부 등을 비롯해 자연과학대학의 화학부, 물리·천문학부 등이 참여한다.

당초 서울대 공대는 삼성전자와 연계한 채용 전제형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서울대의 교육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에 따라 채용 전제나 특정 기업 연계가 없는 연합 전공 형태로 반도체 관련 전공을 개설하기로 했다. 계약학과 설립은 교육부 규정을 충족하고 교육부 인가를 받아야 한다.

반도체 계약학과 외에도 강원대, 건국대, 군산대, 금오공대, 서경대, 숭실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화여대, 전북대, 중앙대, 청주대, 충북대, 홍익대 등 13개 대학이 올해 2학기부터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 설계(팹리스) 인력 양성을 위한 설계전공 과정을 개설한다. 과정 이수자는 시스템반도체 기업 취업 시 추가 교육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다.


◇ 정부, 2030년까지 전문 인력 3400명 양성

반도체는 메모리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이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지만 그동안 국내 관련 업계는 고질적인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처럼 ‘세계 1위’를 목표로 비메모리 개발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 핵심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메모리는 소품종 다량 생산인 반면, 비메모리는 종류가 많은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으로 팹리스 전문 인력 양성과 산학연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도 앞서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 특화 계약학과를 중점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주요 대학 학부생 가운데 3400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반도체의 학문·기술적 연구를 통한 전문 인력 양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인력과 관련해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육성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향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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