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벼랑 끝 K-건설, 10대 딜레마를 넘어라-7>
2025년 한국 건설업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대외적으론 전쟁·자원 고갈 등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왜곡되고 낡은 산업·시장 구조에 안주해 있고, 인구감소·지역간 양극화, 기후위기 등에 따른 시장 변화에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 총 10회에 걸쳐 한국 건설업에 넘어야 할 도전 과제를 점검해본다.
건설업은 현장 중심의 작업 특성상 품질 유지를 위해 설계, 시공 등 각 단계에서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그러나 '3D' 업종으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높은 업무 강도, 산업재해 사고 1위, 군대식 문화 등으로 인해 취업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 일선 현장에선 한국인을 찾아 보기 조차 힘들다. 외국인 노동자를 제외하면 건설 현장의 막내 연령이 50대에 이를 정도로 인력난이 심하다. 첨단 기술을 개발해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이지 않으면 더 이상 건설업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은 프로젝트별로 환경이 달라 반복 작업이 어려워 시스템적 개선보다는 숙련된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건설 현장의 안전 및 품질 요구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요구치에 맞춰 빠르게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은 이유이다.
문제는 건설업 분야에 전문성 있는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의 55.2%가 50세 이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고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 인력 확보도 어려워 현장은 기술 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거나 채용 기준을 낮춰 인력을 고용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2022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건설산업 생산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생산 기준 노동생산성 지수는 2017년 106.9에서 2021년 98.6으로 감소했다.
또 젊은이들의 취업 기피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건설업 취업을 고려하는 대학생은 19%, 고등학생은 6%에 불과했다. 취업을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36%, 50%로 '취업 희망'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정부도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공급 측면에만 그치고 있다. 건설현장 인력 보충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외국인 근로자를 충원하기 위해 △'건설업 일반기능인력'(E-7-3) 비자 도입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의 건설업 취업 허용 △해외에 진출한 국내 업체가 추천한 인력이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 156만1000명 중 건설업이 포함된 비전문취업(E-9) 인력은 30만 3000명으로 처음 30만 명을 돌파했으나, 이중 건설업 종사자는 겨우 3%에 불과했을 정도로 적었다.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장기간 근무하는 사례가 없고, 언어 소통 문제로 생산성이 떨어지며 안전 교육도 어렵다. 실제로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이후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 비율은 증가해 2023년 기준 전체 비중의 15.4%에 달했다.
국내 청년과 여성, 퇴직 중장년층의 건설업 유입 확대도 추진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업계는 건설 현장의 미래는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비롯한 스마트 기술에 있는 만큼, 단순한 인력 확보보다 전문 기술 인력 양성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예컨대 건축물을 모듈화해 대부분의 공정을 실내에서 진행하는 등의 기술이 미래형 스마트건설 기술의 대안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공사 현장에서 각종 사고가 빈번해 매년 '산업재해 1위'로 꼽히는 악명도 떨쳐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 현장 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설기술 전문인을 키우는 것은 물론, 기존 건설인력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도구 및 시스템 활용 역량을 높이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이 시급하다"며 “젊고 전문성 있는 인력들을 유인하려면 처우 개선과 안전성·작업 환경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