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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콘텐츠 시장 쟁탈전 어떻게 전개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01 07:52

전경우 미래커뮤니케이션 대표


전경우

▲전경우 미래커뮤니케이션 대표

코로나19 사태로 콘텐츠 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신작 영화들의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이 때문에 영화업계는 전례 없는 불황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관객들은 신작 영화에 목말라 있다.

반대로 온라인 세상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OTT(Over The Top)를 통한 콘텐츠 소비는 눈에 띄게 늘었다. 핸드폰만 있으면 영화와 방송, 음악 등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골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언택트 시대의 집콕 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OTT가 이제는 콘테츠를 소비하는 주력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OTT를 비롯한 국내 미디어 시장의 지배력이 해외 기업에 쏠리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몇 년 전부터 국내 미디어 시장을 야금야금 삼켜왔던 해외 미디어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기회삼아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OTT 사업자들은 급격한 광고 수익 감소 등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세계 최고 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2018년 4월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사용자는 28만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4월에는 300만 명이나 늘어난 328만 명이었다. 2년 전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결제금액은 35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4월 185억 원, 그리고 올해 4월에는 439억 원으로 급증했다. 1인당 넷플릭스 유료 이용금액은 월평균 1만 3385원이나 되었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 이용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유료 이용자는 20대가 37%, 30대가 25%로 가장 많았지만 40대와 50대 이상도 19%나 돼 넷플릭스는 연령을 가리지 않는 인기 플랫폼이 되었다.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은 거대 자본과 풍부한 콘텐츠다. 전 세계 가입자 확보를 위해 엄청난 물량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2019년에만 콘텐츠 제작을 위해 150억 달러(약 18조 원)를 쏟아 부었고, 올해에도 173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콘텐츠 제작에 다시 투입하는 올인 전략을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과 tvN의 ‘사랑의 불시착’ ‘미스터 션샤인’ 등도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진과 손잡고 선보인 콘텐츠다.

국내 OTT 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등 다른 해외 OTT 기업들도 잇따라 국내에 진출할 전망이다. 미리 시장을 확고히 다져놓지 않으면 국내 콘텐츠 산업 자체가 존망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때문에 국내 OTT 사업자들은 연합체를 만들어 덩치를 키우는가 하면 콘텐츠 제작비용을 과감하게 늘리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 하반기가 되면 CJ ENM과 JTBC가 연합 OTT를 공식 출범한다. 두 회사는 각사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콘텐츠를 통합해 합작법인을 만들고, CJ ENM의 OTT인 ‘티빙’을 베이스로 통합 OTT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CJ ENM은 자사 계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막강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JTBC의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도 ‘이태원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빅히트작을 잇 따라 내놓는 등 콘텐츠 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CJ ENM-JTBC 연합 OTT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과 SK텔레콤이 손잡고 만든 ‘웨이브’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국내 OTT시장의 패권을 놓고 다툴 것이다. 국내 OTT 기업과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해외 미디어 기업들 사이에 펼쳐질 콘텐츠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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