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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내일] IT기업 인재 양성은 구글 모델로<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1.21 10:55

오태범 대표<예스커뮤니케이션>

세계는 지금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IT정보기술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기도, 창출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근로자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며, 또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를 단지 정보기술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데 이는 핵심을 간과한 판단이다.

근래의 변화는 단순히 대역폭이나 네트워크 접속, 대규모 협업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그 핵심이다. 모든 산업분야에 사람은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사람이 모여서 조직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역량에 따라서 조직의 성과가 나온다. 성과는 곧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조직이 생산성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리더는 어떠한 사람 관리, 조직 구성, 동기 부여를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IT서비스 산업의 관점에서 풀어보기로 한다.

IT서비스 산업은 사람의 능력과 아이디어가 제품인 산업이다. 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조직 및 관리 형태가 존재한다.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연구조직, 현장에서 서비스를 수행하는 파견조직, 일정기간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술기반의 계약 인력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인력관리가 필요하다. IT서비스 산업의 성공은 기업의 기술력에 달려 있다고 모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시키며 제품화해 판매하는 주체는 모두 사람이다. 그 근간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떠나면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하는 리더들의 고통과 괴로움이 있다. 리더들은 인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또 어떻게 성장 시켜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병원, 정신병자 수용소, 감옥, 병영, 공장으로 이루어진 푸코의 규율사회(Disziplinargesellschaft)는 더 이상 오늘의 사회가 아니다. 규율사회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고 그 자리에 완전히 다른 사회가 들어섰다. 피트니스 클럽, 오피스 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 실험실로 이뤄진 사회이다. 21세기의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Leistungsgesellschaft)로 변모했다. 기업 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인력이 주체가 되는 형태의 기업은 예전의 구시대적인 부정적, 통제적 조직 구조를 고집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Google)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보자. 구글의 직원 대부분은 일주일에 하루, 다시 말해서 근무시간의 20%를 자기가 열정을 느끼는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이 덕분에 구글은 기술혁신의 돌파구를 여러 번 찾아냈다. 기술혁신도 중요하지만 이런 근무 방식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구글에는 상하형태의 조직이 아닌 수평적인 업무 중심의 조직만이 존재한다. 직원들은 본인이 과학자이자 예술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구글은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엔지니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구글처럼 다양하고 많은 시도를 한다. 직원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며 좋은 복지정책을 통해여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 그리고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보장한다. 물론 이러한 경영은 대형 기업들에게만 해당된다. 중소기업은 다른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직원들의 능력을 깨우쳐 줘 스스로의 역량을 발견하게 하고 직무에 대한 성과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구글처럼 일주일의 20%씩 자율적인 시간을 주지 못해도 좀 더 가까이에서 직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기업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은 최고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내부의 엔지니어들의 역량제고를 통해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은 거의 없다. 이들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도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이자 기업들이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격랑을 헤쳐나가기 위해 기업들은 구글의 경영방식을 모범사례로 삼을 필요가 있다.

오태범 대표<예스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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