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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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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에너지 3대 과제, 답은 결국 원자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14 10:00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1980년대 석유파동을 겪기 전까지 인류에게 에너지는 무한한 것이었고 제약이 없었다. 필요하면 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석유수출국기구가 결성되고 자원이 무기화되면서 에너지를 둘러싼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에너지의 안보 즉 안정적 확보가 중요해진 것이다.

에너지의 사용과 산업발전의 과정에서 발생시켰던 공해가 극심해지자 또 다른 과제가 발생했다.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에너지원을 다스려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최근에는 여기에 온실가스배출에 따른 기후온난화를 대처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졌다. 불과 40년 사이에 에너지에 부과된 난제를 해결해야만 우리인류가 현재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기후온난화 대처 과제의 답은 탄소중립이다. 기후온난화를 1.5도 상승하는 정도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이산화탄소를 줄여서 2050년 정도에는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선언이었다. 그런데 그게 말은 쉽지만 실행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흔히 탄소중립을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통하여 전력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것만 생각한다. 2019년도 전력부분의 에너지는 44.8 백만TOE(석유환산톤)이었다. 물론 이마저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하지 않으려면 끝이 보이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땅을 많이 요하고, 비싸며, 출력의 변동이 심하고, 원하는 때 생산이 되지 않아서 예비발전기를 필요로 한다. 또 이 예비발전기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자동차나 공장과 같이 화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양이 2019년 기준 186.8 백만TOE나 되며 여기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까지 ‘0’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화가 필수적이다. 수소에너지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문제가 많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수소 또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해야 한다. 결국 원자력으로 전기와 수소를 만드는 방법뿐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다. 에너지의 95% 이상을 수입한다. 안정적 공급의 첫 번째 요소는 비축이다. 석유는 120일, 천연가스는 40일, 석탄은 15일 정도를 비축한다.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3년 치를 비축한다. 비싸고 안정적인 것은 안정이 아니다. 싸야 한다. 천연가스와 같이 가격변동이 심해도 안정적인 것이 아니다.

전력생산도 일정해야 한다. 세계도처에서 태풍, 허리케인, 혹한, 혹서 등의 상황에서 항상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대부분 원전이다. 더 극한 상황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싸기 때문에 안전과 여유분에 더 투자할 수 있다.

원전이 안전하지 않으나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써야 하는 필요악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 않다. 원전이 가장 안전하다. 지난 50년간 원전사고로 사망했거나 다친 사람이 있는가. 원전의 방사선 피해를 입은 사람은 있는가. 없을 것이다. 혹자는 원전은 사고확률이 드물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끝장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 러시아, 일본이 끝장났나. 이들이 탈원전을 하고 있는가.

원전에서는 미세먼지도 이산화탄소도 나오지 않는다. 사용후핵연료를 걱정하지만 들어간 연료의 절대량이 적으면 폐기물의 양도 적은 법이다.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에 보관할 수 있는 양을 문제시하는 것은 곤란하다.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는 값싼 전기가 필수적이다. 물론 원자력 전기가 가장 싸다. 우리나라와 같이 약간의 가격경쟁력과 약간의 좋은 품질로 수출을 하는 나라는 약간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된다. 최근 한전의 연료비 연동제 발표 이후 중소기업은 벌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자력발전소는 그 자체로 좋은 수출상품이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수입되어 보급되고 우리의 보조금이 중국에 흘러들어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우리원전이 수출되고 향후 100년간 우리나라가 핵연료와 유지보수를 담당하게 되는 꿈의 상품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만큼 고급일자리도 생긴다.

탄소중립,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환경과 경제발전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원자력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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