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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가격, 연말 갈수록 높아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26 16:00
석탄발전소 전경(1)

▲석탄발전소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1년 새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말에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3기(2021∼2025년)가 시작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상향될 예정이라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NDC가 상향된다는 점과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작되는 점 등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NDC 상향이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에 가장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환경부 기후경제과 관계자는 "NDC가 상향되면 할당 계획이 바뀌면서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도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도 점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실제 유럽연합(EU)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상향치를 발표한 이후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박현신 에코아이 탄소배출권사업본부 팀장은 "지난 6월 말 배출권 제출 마감 이후 평소보다 빨리 회복된 편"이라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연말 NDC가 상향된다는 이슈도 있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0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세계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2030년 NDC’를 올해 안에 추가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현재 24.4%에서 더 올리겠다는 뜻이다. 정치권과 환경단체에서는 40∼50%까지 상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8년 대비 30∼40% 정도 줄어든 목표치를 제시한다고 관측한다.

게다가 올해 배출권 거래제 3기(2021~2025년)를 시작하면서 정부는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을 5억2160만t으로 정했다. 이는 2기(2018~2020년)때 할당량인 5억7200만t보다 5040t(8.8%)줄어든 수치다.

할당기업도 589개에서 684개로 늘어나면서 기업별 연간 평균 할당량은 2기 97만t에서 3기 76만t으로 감소됐다. 생산 활동은 회복 추세지만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 허용 범위가 줄었기 때문에 배출권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돈을 주고 배출권을 사야 하는 유상할당 비중도 3%에서 10%로 커진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다고 당장 배출권 거래 가격이 영향을 받는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충국 한국기후변화 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은 "NDC 상향 이슈가 있지만 총량의 개념일 뿐 업종간 세분화 된 계획이 세워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NDC에 따라 업종간 세분화 된 할당량이나 계획이 세워지는 시기는 내년쯤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한 기업의 생산활동이 늘어날 지 줄어들 지, 그리고 증권사가 배출권 시장 참여자로 진입할 지 하지 않을 지 등이 탄소배출권 가격을 좌우할 변수다"라며 "내년 바뀌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권 제출 마지막 기간인 지난달 탄소배출권 가격은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산업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의 지난해 분 배출권 공급이 늘어난 반면 수요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이달 배출권 제출 마감 이후 탄소배출권 가격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주 거래 종목인 KAU20 매물은 이달 초부터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배출권 가격이 1만원대까지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한달 사이 두 배 정도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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