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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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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김영근 교수팀, 나노기공내 금속이온의 전기화학 반응 경로 규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29 18:43

1차원 나노구조체 제어 방법에 대한 새 지평 열어...

[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에디터]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신소재공학부 김영근 교수 연구팀은 100~200nm 크기의 나노 기공 내에 존재하는 금속 이온들이 외부 전기장 세기에 따라 다른 반응 경로 가지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진은 산성 분위기에 있는 금속 이온들에게 환원극으로의 전기장이 인가(유도) 될지라도 전극 표면에서 바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부도체 표면을 따라 흐르는 전류 흐름에 맞춰서 환원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환원 반응을 잘 제어할 수만 있다면, 가장 단순한 실린더형 나노와이어에서 가운데 부분이 뚫려있는 나노튜브형태, 심지어는 스프링과 같은 나노코일 형태 등 나노소재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의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론, 실험적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나노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나노투데이’ (Nano Today, IF : 20.722)에 11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코일형태의 꼬인 구조는 그 특별한 형상에 기반하여 기존과는 다른 전기적, 자기적, 기계적 특성이 발현이 될 수 있어 이미 다양한 응용분야에서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 만한 소재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김영근 교수팀은 코발트-철 합금 소재 기반의 자성 나노코일을 제어하여 물리적 특성을 분석한 후 줄기세포나 대식세포와 같은 재생성세포의 면역조절 분야에 적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러한 1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조하는 방법 중에는 양극산화알루미늄(anodized aluminum oxide, AAO) 템플릿 내부에 전기도금법을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 환경적, 실험 편의성 관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많은 연구자들에게 활용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템플릿 기반 전기도금법의 경우 반드시 그 템플릿의 형상을 따라야만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연구 확장의 큰 한계로 인식되어왔고, 따라서 나선형 나노구조체가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첫 번째로 연구진이 주목한 부분은 전구체 용액에 사용된 첨가제의 역할이었다. 첨가제 중 하나인 바나딜이온(VO2+)은 산성 용액 내에서 약한 양전하를 띄고 있는 부도체인 산화알루미늄 표면을 매우 강하게 양전하로 충전(charging) 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부도체 표면은 전극을 통해 공급된 전자들에게 있어서 전극의 표면 뿐 아니라 새롭게 흐를 수 있는 추가적인 통로로 사용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환원제로 사용되는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이 적당량 첨가되게 되면, 아스코르브산은 전구체 금속이온보다는 바나딜 이온과 우선적으로 반응했다. 이러한 환원반응은 산화알루미늄 표면의 전하를 부분적으로 가리는(screening)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전구체 용액 내의 금속이온의 환원을 적절히 방해함으로써 일차입자(primary particle)들의 성장에 관여했다.

또한, 반응과정에서 바나딜아스콜베이트(Vanadyl ascorbate)라는 부산물을 형성시키는 것이 발견됐다. 바나딜아스콜베이트는 합성된 일차입자들을 그 형상에 따라서 나선형 구조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이 때 외부 전기장의 세기를 조절하여 연결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코발트, 철, 니켈, 구리 및 그 합금 등의 금속이온들을 같은 방법으로 나노코일의 형태로 합성하는데 성공하여 다양한 금속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책임자 김영근 고려대 교수는 "전기도금법은 수용액 기반의 전구체 용액을 사용하여 매우 경제적, 친환경적이면서도 합성 편의성이 높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도 실험 방법적 한계로 인해 단순한 나노구조체 제조에 머물러 있던 기술이었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려 결정화 메커니즘을 새롭게 제시하여 나노구조체의 미세구조 및 형상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근 나노코일과 같은 복잡한 나노구조의 수요가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단순 합성 조건 조절만으로 매우 손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동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학제 간 연구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논문정보
- 논문명 : Engineering the shape of one-dimensional metallic nanostructures via nanopore electrochemistry
- 저자 : 전유상 박사(제1저자, 고려대 공학연구원), 김영근 교수(교신저자/고려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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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합성조건에 따른 형상 변화 모식도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전구체 용액내 금속이온들이 전극까지 확산되어 전극표면에서부터 금속이온의 환원과 함께 결정화 과정이 발생 (model 1). 그러나 바나딜이온이 첨가되면서 금속이온은 산화알루미늄 표면에서 결정화 과정이 진행되어 나노튜브 형상이 발생하며 (model 2) 아스코르브산이 적절히 첨가되게 되면 나노코일의 합성이 진행됨 (model 3). 과도한 아스코르브산은 금속이온의 환원 위치를 다시 전극 표면으로 돌려놓지만, 바나딜아스콜베이트에 의한 결정성이 떨어지는 나노선으로 합성이 유도됨 (model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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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2) 나노기공 내부에서의 화학종 변화 및 나노튜브, 나노코일의 형상 변화(좌)바나딜 이온에 의한 전자의 흐름 유도에 따른 나노튜브 합성 이미지 (우) 바나딜아스콜베이트에 의한 일차입자 형성 및 나노코일로의 형상 변화 (자료=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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