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청와대 이전과 52시간제 유연화 등 그간 윤석열 대통령당선인과 여권이 대립했던 쟁점에 비교적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불발’ 이후 신구 권력 간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참모진에 윤 당선인 비판을 삼가라고 했던 문 대통령 주문 이후 기류가 바뀌는 양상이다.
김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방문 중 가진 순방기자단 간담회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 "여러 가지 고민이 있지 않았겠나. 새 정부의 상징적인 사안이 돼버려서 당선인으로서는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논란은 있지만 그것이 새 정부의 성격을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집무실 이전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는 것과 달리 ‘윤 당선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김 총리는 윤 당선인이 공약했던 52시간제 유연화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 것을 쭉 보면 원칙을 지켜야 하는 파트가 있고 업종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는 업종도 있다"며 "지금까지 당선인이 이야기한 것과 (현 정부의 기조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귀국 후 가장 먼저 살필 국내 현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인수위 측과 만날 것"이라며 "(인수인계가) ‘스무스’하게(부드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미팅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정리해서 넘겨줄 것은 넘겨줄 것"이라며 "인수위 쪽에서도 들쑤시듯이 얘기하지 않도록 (정부 측에서 노력하겠다). 체계적으로 인수인계가 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자신의 새 정부 총리 유임설에는 "협치라는 측면에서 (유임설이) 나왔을 텐데, 타깃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라는 건데 이는 당과 당의 관계에서 풀어나가야 할 일"이라며 "개인이 협치의 상징이 되면 안 된다.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임설은) 전체적인 국면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한 해프닝"이라고 평했다.
앞서 김 총리는 총리실 측 입장을 통해서도 "차기 정부 출범 전 인수인계 작업을 하는 것까지가 총리의 역할"이라며 유임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새 정부에 대한 원활한 인수인계 업무를 맡은 입장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 협의 없는 유임설을 일축, 자신의 거취가 정치적 쟁점이 될 빌미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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