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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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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글로벌 희토류 전쟁,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만전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6 10:03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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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다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 2010년 9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뤘다. 그런데 그런 전쟁이 2019년부터 미.중 무역전쟁으로 다시 재현되기 시작 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최후의 카드로 자국 내 희토류를 무기화할 것으로 압박하고 있다. 1992년 등소핑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의미가 이제서야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희토류 자원이 전 세계 산업과 외교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마찰이 발생하자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시켰고, 일본이 3일 만에 백기를 들 만큼 강력한 효과를 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이 첨단 무기 생산에 많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희토류는 2차전지, 반도체, 풍력발전용 터빈, 전자전기 소재뿐 아니라 최근엔 군사무기 제조에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원료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4400만t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42.33%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브라질 2200만t, 베트남 2200만t, 3위 러시아 1200만t, 4위 인도 690만t, 5위 호주 340만t 등이다. 중국은 매장량 규모 1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7종 희토류 원소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군사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중희토(특수 희토광물질)의 중국 매장량 비중은 더욱 높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희토류 단일광산으로는 최대인 네이멍구 지역의 바이윈어보광산은 중국 희토류 매장량의 90%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희토류 분야에 대한 중국의 독점력은 전 세계 석유무역의 69%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기구(OPEC)를 넘어선다고 평가 받는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12만톤 가운데 중국의 생산량이 10만 5000톤으로 전체의 87.5%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전체 매장량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이는 전 세계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 희토류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희토류가 중국 경제발전과 외교력 신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중국 희토류 업계가 직면한 문제는 만만치 않다. 심각한 환경오염과 낮은 산업 효율이다. 특히 환경오염이 문제이다. 중국 희토류 채굴이 가장 먼저 이뤄졌던 바이윈어보광산으로 인해 인근지역이 심각한 방사능 오염에 노출됐다. 이 지역에 매장된 희토류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가 고수익 업종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방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이 앞다퉈 희토류 개발에 뛰어들면서 무분별한 광산개발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희토류 개발에 모든 노력을 쏟고 있는 이유는 미래 산업에서 절대 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정책적 전략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2년 "중국 희토류 상황과 정책"백서를 만들고 희토류 산업을 국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 계획에 따라 희토류 생산 및 가격 조절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2017~2020년 희토류 채굴 총량을 연간 10.5만t으로 제한 했다. 작년에는 채굴량을 상향 조정했지만 12만t의 소폭 증량에 그쳤다.

수출도 제한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에너지 수출국이고 청정에너지 무역에 큰 야심을 갖고 있다. 중국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희토류가 당연히 중국으로서는 중요할 수 밖에 없고 계속 이를 독점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희토류의 7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고 2025년까지 자국내 희토류 생산을 15% 더 올리려고 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2016~2020년 사이 수입한 희토류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78%를 차지한다.

한국의 대부분 기업들은 세계적 수준의 수출 경쟁력을 갖췄지만 산업활동에 쓰이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한다. 희토류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말 한마디에 국내 기업들은 희토류 공급 절벽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고자 호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호주의 위상은 높아졌다. 인플레 감축법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원재료를 조달을 내걸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국내 희토류 자원개발률은 2014년 24.9%를 정점으로 2015년 3.9%, 2019년 0.3%, 지난해 0.2% 수준으로 해 마다 줄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희토류 자원확보에 나서야 한다. 첨단산업 곳곳에 희토류가 쓰이는 만큼 중국 외 지역을 토대로 공급망 구축에 힘쓰면서 가격 갱쟁력을 챙겨 나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세계 지도에 어느 나라에 무슨 광물이 얼마 큼 있는지를 표시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해야 한다"고 내각에 지시했다.

지금 세계가 희토류에 큰 관심을 가지며 확보에 나서는 만큼 우리도 민.관이 협력해 희토류를 포함 핵심 전략 광물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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