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하남시장. 사진제공=하남시 |
하남시가 명문고 육성사업을 슬그머니 진행하자 지역 비판여론이 비등해졌고 하남시는 고교 서열화가 아니라는 입장문까지 내며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명문고 육성사업은 시대를 역주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전락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사필귀정이다. 소통을 내세우면서 독선과 아집에 빠진 이현재 시장의 정책 추진은 어찌 보면 막무가내 식이다. 불도저 행정은 과거 중앙집권 지자체에나 어울리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하남시는 ‘명문고 육성사업’이 학교 서열화가 아니라 학생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데 명칭 때문에 이런 본래 취지가 오해할 소지가 있어 기존 ‘고교학력 향상사업’으로 명칭을 바꾼다.
2019년부터 고교학력 향상사업으로 하남시는 △진로진학 프로그램 △방과후 수업 △교과특화 아카데미 등 각 학교에서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지역 학생이 입시 등을 위해 하남을 떠나 서울 등 다른 지자체로 진학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남시는 설명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그동안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발전을 통해 지역 인재를 양성해 달라는 학부모 목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남시는 올해부터 고교학력 향상을 목적으로 공모를 거쳐 일부 학교를 선정한 뒤 특성화하는 한편, 사업효과를 모니터링해 효과가 있을 경우 지원을 점차 확대할 계획을 수립했다.
고교학력 향상사업은 각 학교에서 제출한 사업계획 타당성, 프로그램 창의성 및 예산편성 적절성 등을 심사하는 공정한 공모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하남시는 고교학력 향상사업에 대해 "각 고교 학부모회장, 운영위원장 등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사업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교학력 향상사업과는 별도로 △학급활동 △동아리활동 △학교축제 등 특화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고교특성화 사업’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재 시장은 "지역 학교발전과 인재육성은 국가와 지자체 발전에 필수적인 과제"라며 "이를 위해 지자체 노력과 지원이 중요하며, 특히 교육정책 실현은 시장의 주요 책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남 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모든 학생과 학교를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교육정책은 이미 박물관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보편적 교육은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수월성 교육은 적성과 취미와 능력을 살려주는 특수목적고교로 충분하다. 이현재 시장은 명문고 육성에 목매지 말고 과학고 영재고 외국어고 예술고교 유치에 힘을 쏟는 편이 낫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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