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는 일반 여론과 당원 민심 사이 ‘수위 조절’에 힘쓰면서 비명계에 견제구도 던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된 당원들과 대화에서 "(특정 사안에) 옳으니 그르니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만, 폭언과 모욕, 위압 등은 (상대 진영에) 꼬투리를 잡힐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개딸들에 비명계를 공격하더라도 여론의 질타를 받을 정도의 수위는 피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최근 비명계 의원들에 지속적 욕설 문자를 보낸 당원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지난 21일 공개한 모욕적 공격 문자에는 "이간질에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문자를 보낸 사람이) 당원이 아니었다"며 "이는 당원을 가장해 장난했거나, 이간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삼십육계’ 중에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불필요하게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이 의원 문제제기 이튿날 당 윤리감찰단에 모욕 문자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당원 명부 확인 결과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명계는 이를 고리로 이 의원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무슨 근거로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개딸’ 당원이라고 단정해 당 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하라. 상대를 악마화해 공격하려는 순간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고 따져 물었다.
박성준 대변인도 ‘문자 테러’ 감찰 결과를 공지한 서면 브리핑에서 "감찰단은 이 의원의 문자 공개 당시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이간계에 당해 당에 피해를 줬다는 취지의 비판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조사 결과와 관련,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냥 당원이 아니니까 (조치를) 중단해야 하나. 당 차원의 고발 조치가 추가로 가해질 수도 있다"며 "여기서 그냥 중지해버리면 싱겁게 끝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가운데 개딸들은 공개적으로 비명계 공격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이 대표가 ‘시그널’을 보낸 다는 해석까지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더위 속에 수박을 먹는 모습도 ‘공격 시그널’로 해석하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비명계는 이 대표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 놓으라는 ‘확실한 선 긋기’ 요구도 하는 상황이다.
이날 이 대표 유튜브 방송 역시 강성 지지층을 타이르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터져 나온 메시지는 여전히 강경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임세은 전 부대변인은 이 대표와의 대화에서 대선 불복성 발언을 내세워 이 대표를 추켜세웠다.
그는 "지난 대선은 사기꾼이 만든 사기 대선"이라며 "느낌적으로 대통령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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