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가 달래해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달래에프앤비를 인수한다. 제주맥주. 에너지경제신문.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제주맥주가 달래해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달래에프앤비를 인수하면서 적자와 주가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제주맥주가 전통 사업에서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로 사업 다각화를 이뤄낸다면 실적과 주가에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1위 업체로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3200원으로, 장 중 6040원까지 치솟은 적도 있지만 현재는 1500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제주맥주의 주가 부진은 상장 이후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다. 제주 맥주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1억, -20억원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억원) 대비 40% 증가됐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해 상장 당해 연도(2021년)보다 60% 적자폭이 확대 됐다. 제주맥주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440억원 가량이다. 공장가동률도 83.7%(2021년), 46.2%(2022년), 43.3%(2023년 1분기) 등으로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제주맥주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경우 관리종목, 5년 연속일 경우엔 상장 폐지가 결정된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투자금을 추가 회수하면서 단기간에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판단이 강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당시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제주맥주의 주가가 공모가에 크게 못 미치는 1700원대로 주식 93만991주를 매도했다.
제주맥주는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로 위기 탈출 기회를 모색한다. 식음료(F&B) 사업 확장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맥주는 달래에프앤비 지분 64.29%를 90억원에 인수할 방침이다. 계약금(9억원)은 5일 지급했고, 잔금 81억원은 오는 9월5일 지급할 예정이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금과 전환사채를 발행해 마련한다.
달래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11월 설립된 법인으로 달래해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달래해장은 지난해말 현재 신사점과 강남점, 대구점 등 3개 직영점에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70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맥주에서는 조은영 최고운영책임자(상무)가 달래에프앤비의 사업 관련 지원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제주맥주의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달래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액 110억4000만원, 영업이익 21억6300만원, 순이익 21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230억원, 23억원 수준이다. 제주맥주 입장에서는 달래에프앤비 인수로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부터 가정시장을 타겟으로 신제품 100여종을 내놓을 정도로 이미 경쟁이 과열된 상태인 만큼 신사업만이 기업 유지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술을 즐기는 수요가 많아 급성장했지만, 그 만큼 기업가치로만 볼 때는 거품이 낀 상태"라며 "카브루·세븐브로이 등도 상장 계획을 잡고 있는 만큼 전통의 사업 뿐 만 아니라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업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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