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10일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에서 상인이 가게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있다.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 10분께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천교 아래 남천에서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남성은 대구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오후 1시 45분께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도랑에 빠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당국이 60대 남성을 수색하고 있다.
낙동강 유역인 대구 군위군에서는 정오를 전후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할머니가 고립됐다’, ‘제방이 붕괴했다’ 등 20여건 구조 신고가 들어왔다. 이 지역은 오후 2시 홍수 경보가 발령된 곳이다.
오전 9시 45분께는 경북 경산시 남천면 산전리 한 지하차로에서 자동차 1대가 침수로 고립돼 경찰이 70대 여성 운전자 1명을 구조했다.
이를 포함해 경북에서는 이날 18명이 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 등으로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등에 구조됐다.
울산에서는 확인된 인명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오전에 ‘태화강에 사람이 떠내려가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들어와 119구조대가 일대를 수색하면서 실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는 오전 8시께 맨홀 뚜껑이 솟구쳐 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사고가 나 안전을 위협했다.
해당 시내버스에는 당시 5∼6명 안팎의 기사와 승객이 탑승 중이었다. 사고는 주행하던 버스가 잠시 정차한 새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홀 뚜껑이 밑바닥을 뚫고 튀어 오른 부분이 승객 좌석 부분이 아닌 차체 중앙 부분이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밖에 충남 부여군에서는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30대 여성이 쓰러진 나무에 맞아 다쳤다. 전남 곡성에서는 무너진 주택에서 물건과 집기 등을 빼내다 넘어진 주민 1명이 팔을 다쳤다.
태풍 이동 경로에 따라 영향권에 든 지역에서는 피해 신고가 쇄도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는 204건, 151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 6시 19분께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다. 오전 9시께는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양방향 차량 통행이 모두 통제됐다.
오전 8시 3분께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약 30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태풍과 관련해 200건에 달하는 태풍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중구 한 도로에서는 성인 남성 허리 굵기 가로수가 부리째 뽑히는 등 해안도로 침수,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소방은 도로 침수 및 유실, 가로수 전도, 주택 침수, 간판 탈락 등 90여건에 안전조치를 했다. 대구소방은 오후 1시 기준으로 128건 구조 및 배수 지원 요청을 접수한 것으로 집계했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9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119 신고 총 1030건을 받아 조치했다.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는 인명구조 2건, 인명 대피 3건, 배수 지원 2건, 나무 제거 등 안전조치 20건 등 총 105건이 접수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일시 대피자는 12개 시·도 83개 시·군·구에서 1만 641명이다
경북이 6569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 2695명, 전남 948명, 부산 331명 등이다.
도로 490곳, 둔치주차장 255곳, 하천변 525곳, 해안가 166곳 등이 사전 통제됐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3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통제 상태다.
이상민 중대본부장은 "하천변 산책로, 해안가 저지대 도로, 지하차도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반지하주택, 산지 주변 주택 등 위험지역 내 거주자는 즉시 대피시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에게도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정부의 사전 통제와 대피 조치에 적극 협조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한 실내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늦은 밤 서울 북동쪽으로 수도권을 지날 전망이다.
오후 6시 충북 충주 북북동쪽 10㎞ 지점을 지난 뒤 오후 9시 서울 동쪽 50㎞ 지점에 이르고 자정께 서울 북쪽 50㎞에 도달할 전망이다. 즉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가 카눈이 서울을 가장 가까이 지나는 때가 되겠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85hPa(헥토파스칼)과 24㎧(시속 86㎞)로 강도 등급이 따로 부여되지 않을 정도로 세력이 약화했다.
오후 4시 카눈 영향으로 강원영동북부에는 시간당 30∼60㎜, 강원 다른 지역과 수도권에는 시간당 30㎜ 내외 비가 내리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삼척 궁촌 387㎜, 속초 366.5㎜, 양산 상북 350㎜, 북창원 338.6㎜, 강릉 335.9㎜, 칠곡 팔공산 302.5㎜ 등이다.
남부지방은 이날 밤부터 비가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영향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바닷길에도 이틀째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230편(출발 125편, 도착 105편)이 결항했거나 사전 결항했다.
태풍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김포행 티웨이항공 TW708편이 오전 9시 53분께 제주에서 출발하는 등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일부 이뤄지고 있다.
제주공항 사정은 나아졌지만,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다른 지역 공항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항공기 운항이 원활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바닷길은 이틀째 막혔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항공기 결항은 14개 공항 355편이다.
파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세진 가운데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과 도선 76개 항로 92척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 중인 3개 노선(충북·정선·영동 일부)의 운행도 중단됐다.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태백선, 경북선, 영동선(동해∼강릉), 대구선, 중앙선(안동∼영천) 등 일반선 5개 노선과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 부산김해경전철 등도 운행 중지됐다.
카눈 북상에 대비해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가 총 1579개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학교(1만 9602개교) 대비 8.1% 수준이다.
그러나 개학한 학교(3333개교)로만 좁혀 보면 47.4%가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셈이다.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가 877개교,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업한 학교는 475개교, 단축수업 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은 85개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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