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에너지경제 포토

박경현

pearl@ekn.kr

박경현기자 기사모음




보험사 CEO에 '상생금융' 강조한 당국...업계 내놓을 방안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6 15:48

금융당국 "재무적 성과보다 보험사와 계약자의 동행 관계" 강조



생보사 저축보험·손보사 차보험 인하…1조원 규모 예상

202312060100035620001649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보험회사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상생금융 방안 촉구에 나서면서 이후 업계가 내놓을 상생금융 규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규모로는 1조원 가량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다소 부담을 느낀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 10개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을 비롯해 10개 보험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농협생명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CEO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재무적 성과보다는 보험사와 계약자의 동행 관계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대한 주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보험계약자들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보험회사가 신뢰받는 동행자로서 계약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도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보험사들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보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손보 협회와 보험사 CEO들이 세부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이후 나올 구체적인 방안에 시선이 모인다. 업계에선 생보와 손보가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권별로는 최근 생보사들의 경우 청년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저축보험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으며 상생금융에 동참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1일부터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교보청년저축보험’을 출시했다. 만 19~29세 자립준비청년이 월 5만~50만원을 납입 시 5년 동안 연 5%의 확정 이율을 제공한다. 6년 차부터 만기까지는 공시이율에 매년 1%의 자립 지원 보너스를 받는다.

NH농협생명도 내년 상반기 상생금융상품으로 소상공인 저축보험과 출산장려보험 등 2개의 보험을 출시할 방침이다. 연매출 1억원 이하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화재나 부상 등 일상생활에서의 재해 보장과 목돈마련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확정형 고금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들에게 임신, 출산부터 육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출산장려보험 출시도 계획 중이다.

2023120601000356200016492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보험회사CEO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 및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도 2030세대에게 5년간 연 5%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내놓은 바 있다. 사회공헌 측면에서 질환을 겪는 가족을 돌보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을 지원하는 ‘영케어러 디딤돌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지난 10월엔 삼성생명이 취약 계층의 경제·사회적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에 20년간 1200억원 지원과 각종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상품 등 상생방안을 내놨다.

손보업계는 내년 자동차 보험료의 2~3% 인하를 검토 중이다. 각 보험사가 손해율 등을 따져 자율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전년 대비 약 2% 인하했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 인상폭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지난해 말 손보사들이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를 평균 8.9%씩 올린 바 있어 내년 인상률을 올해보다 낮춤으로써 계약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선 보험사들의 호실적이 상생금융 압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냐며 실적에 따른 상생금융 참여 기대감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CEO 간담회를 앞두고 상생금융 방안을 고심할 때 다소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실적이라는 수치가 뒷받침 돼 그에 따른 기대감이나 관심이 나오자 금융권 전반에 압박처럼 작용하면서 보험업권도 은행권 수준에 규모를 맞추는 등 규모적인 부분까지 고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pearl@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