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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싸거나 비싸거나…연말 유통가 ‘소비 양극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2 17:21

위스키·와인·케이크·패션, 고가·저가 나눠 매출 동반증가



30만원 샴페인 50배↑, 5만원 위스키 358%↑구매 불티



30만원 호텔 케이크 예약 끝…9천원대 케이크도 인기



프리미엄패딩, 명품시계, 해외항공권도 판매실적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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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선보이는 25만원짜리 ‘메리고라운드 케이크’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최근 연말대목 유통가에 1만원대와 수십만원대의 극명한 가격 차이를 보이는 와인·케이크·패션의류들이 나란히 잘 팔리는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연말연시를 기념할 수 있는 케이크·와인·위스키를 비롯해 겨울패션 상품군이 고가와 저가로 나눠져 시중에 쏟아지는 가운데 현격한 가격차에도 불구하고 양쪽 다 매출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반생활제품뿐 아니라 고가의 명품이나 목돈이 필요한 해외여행상품도 고물가·고금리 경기침체가 무색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업계에 와인·위스키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세븐일레븐은 연말대목 12월을 맞아 초고가 샴페인과 1만원 와인이 수요가 동시에 크게 증가했다.

초고가 샴페인의 경우,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파이퍼하이직 레어13’, ‘페리에주에 벨에포크14’은 30만원 이상 가격에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이달 1∼10일 기간 샴페인 판매액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배가량 크게 늘었다고 세븐일레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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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에서 최근 불티나게 팔린 34만원짜리 와인 ‘파이퍼하이직 레어13(사진 왼쪽)’과 1만5500원짜리 가성비 와인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동시에 1만원대 데일리 와인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선보인 1만원대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은 출시 3주만에 누적 판매량 4만병을 돌파하며 초도물량 완판에 힘입어 이달 추가물량 판매분(12월 1~10일)까지 포함한 매출에서 전월동기 대비 2.8배 증가했다.

위스키 판매도 소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GS25에서 3만원 이하(33.5%)와 3만~5만원대(18.8%) 위스키 매출이 나란히 상승했으며, 특히 5만원 초과 위스키(358%)는 세자릿 수의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이같은 와인·위스키보다 소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한 상품군은 연말시즌을 상징하는 ‘케이크’이다.

최근 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을 지난해 대비 평균 20% 이상 올렸지만 이미 예약이 다 찰 정도이다. 신라호텔은 시그니처 상품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를 30만원에,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도 지난해에 인기를 끈 ‘메리고라운드 케이크’를 올해는 25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일부 호텔의 케이크 구매예약이 다음주까지 꽉 찬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일부 식품사는 ‘고물가시대 짠소비’를 겨냥한 1만원대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물가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최근 9980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놓았다. 지난해 출시 3주만에 1만 5000개를 기록한 판매량을 보였던 만큼 회사는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다음주에 지난해 판매량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에 접어들면서 패션 상품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프리미엄 패딩 제품군 ‘씬에어 앱솔루트’는 최근 약 3주간(11월 15일~12월 5일 기준)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300% 급증했다. 씬에어 앱솔루트는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패딩으로 가격대는 90만원 선이다. 같은 가격대인 네파 시그니처 구스코트 라인 ‘아르테 럭스’도 올해 10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율이 80%를 넘어섰으며 완판 달성을 앞두고 있다.

반면에 가격이 저렴한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 상품도 프리미엄 제품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는 1만5900원에 판매되던 발열내의 ‘웜테크’를 2009년 출시 당시 가격인 1만2900원으로 낮추면서 최근 4개월간(8월~12월 11일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했다.

이밖에 연말연시를 맞아 고가 상품군인 명품과 해외여행 관련 상품도 판매 실적이 좋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11일 해외항공권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17% 증가했으며, 명품시계와 신발도 각각 100%, 44%의 높은 신장율을 나타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불경기이더라도 소비자들이 아예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니 평상시 상품 구매를 미뤄오다가 연말 또는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구매하자는 소비심리가 작용한다"면서 "특히, 저가와 고가로 확연히 나눠지면서 최근에 양극화로 표출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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