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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디지털화' 각축전…"개별 특약 잘 따져야" 우려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7 15:29

삼성화재·KB손보·롯데손보 등 보험 플랫폼 강화 '박차'



한 플랫폼서 여러 상품 비교하는 서비스도 많아져



업계 "오히려 경쟁력 잃을 수 있어 고유 특약 잘 살펴야"

보험모바일

▲보험사별 디저털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보험업계가 ‘디지털화’에 팔을 걷으며 본격적인 디지털 판매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보험상품 설명부터 심사와 가입에 대한 문턱을 낮추거나 모든 보험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 시행도 많아지고 있어 보험사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보험플랫폼 ‘앨리스(ALICE)’를 통해 이뤄진 계약이 플랫폼 출시 4개월 만인 이달 2만5000건을 넘어섰다.

앨리스는 출시 2달여 만인 지난 10월 계약 1만건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누적 유입자 130만명, 월간 최대 활성 이용자 수(MAU) 약 37만명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손보는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을 앞세워 고객 한 명이 라운딩 팀원 전체의 보험을 가입하는 골프보험을 비롯해 부모님에게 선물이 가능한 보험 등 일상 속에서 보험을 친밀하게 느껴지도록 한 마케팅 전략을 플랫폼에서의 상품 판매로 연계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플랫폼 ‘다이렉트 착’을 앞세워 디지털화에 팔을 걷었다. 각 연령층별 생활 성향을 데이터로 분석해 ‘초개인화 상품’을 해당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마케팅이 효과를 냈다. 다이렉트 착 출시 첫해인 지난 2021년에는 자동차보험 상품만 판매했지만 올해 11월 20여개 상품으로 늘어난 데다, 가입자수는 120만명을 가리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KB손보 대표 앱과 자동차, 소액보험 가입을 위한 다이랙트 앱을 하나로 합쳐 플랫폼 운영에 나선 상태다. 펫보험, 운전자보험, 해외여행자 보험 등을 앞세워 MZ고객에게 호응이 높은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권에선 교보생명이 지난해 9월 보험, 대출, 펀드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부터는 CM(사이버마케팅)채널도 직접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플랫폼 ‘모니모’를 통해 전용 미니보험2종을 출시했고, 보험금 청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에서 보험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이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 상품 자체 경쟁에 대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시장 내에서 부진한 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로 보고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대형 보험사 뿐 아니라 스타트업과 소형사 등에서도 최근 디지털 전략이 강화되는 추세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오픈플랜이 운영하는 생활밀착형 보험 플랫폼 ‘토글(Toggle)’은 지난 21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해 하루 전 가입하는 소액 단기 미니보험 집중 판매에 나섰다. 미니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재가입률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 플랫폼 ‘보닥’의 경우 개인별 맞춤 보상상담에 나서면서 개인이 가입된 보험 내역을 확인해 가장 유리한 보상 방안을 제시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내놨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보험 가입 내역 정보를 활용해 보험금 수령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각에선 디지털화와 종합 비교 플랫폼의 성장이 상품 비교나 가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지만 보험사에 따라 상품의 고유한 경쟁력을 알리는 기회는 오히려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모바일화로 보험사마다 상품 접근성이 좋아졌고, 간편한 보험상품 비교도 가능해졌다"면서도 "비교 서비스의 경우 하나의 전산에 각 보험사 서비스를 입력하는 표준API 방식이 채택됨으로써 개별 고객에게 유리하거나 가격 경쟁력이 높은 서비스나 특약을 다 챙겨보기가 어려워지기도 했다. 중소형회사가 제시하는 고유한 특약까지 비교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맞춤형 비교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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