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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출간] 최초는 두렵지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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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최초는 두렵지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의 ‘최연소 사장’, LG의 전설적 ‘학회장님’에서 70세에 홀로서기한 아워홈의 창업가로.

고(故)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의 1주기를 맞아 딸 구지은 회장이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본 ‘최초는 두렵지 않다’가 출간됐다. 구자학 회장은 경영 인생 내내 ‘새로운 것’을 최초로 만들고자 했던 모험가로서, 모든 현장을 샅샅이 누비며 가는 곳을 모두 실험실로 삼았던 ‘열정’ 과학자였다.

저자는 아버지와의 추억 및 주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열정 과학자로서의 구자학 회장의 삶을 오롯이 되살렸다.

책은 크게 1막과 2막으로 구성된다. 1막에서는 40대 초반 일찌감치 리더가 돼 30년 가까이 삼성·LG의 중요 계열사 사장을 맡아 화학·전자·반도체·건설 등 주요 산업을 일구고 기틀을 세운 스토리를 담았다.

2막에서는 은퇴할 수도 있는 70세 나이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LG그룹의 작은 급식사업부를 들고 나와 2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1조원 규모로 키우고 하나의 ‘식품산업’을 창조해낸 스토리가 담겼다.

독자들은 구 회장의 경영 키워드인 ‘창의와 모험’ ‘스케일과 디테일’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다. 경영 현대사의 타임라인을 훑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권영수, 구승평, 가나이 쓰토무, 장성호, 고재길 등 그와 함께했던 경영인들의 증언을 통해 제3자의 시각도 두루 담아냈다.

마지막에는 구자학 회장의 경영철학을 ‘경영플레이북 10가지’로 서술했다. 그의 혀끝에서 탄생한 메뉴 5가지와 평소 즐겼던 소울푸드 5가지 등을 통해 미식가의 면모와 함께 이것이 메뉴 개발로 연결되는 모습도 조명했다.

구자학 회장은 "기업은 상품이 아니라 산업을 만드는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 작은 급식 사업부였던 아워홈은 그의 손에서 커다란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업계 최초로 조리 시간을 줄이는 센트럴 키친을 만들었고, 식품 공장을 반도체 공장처럼 짓고 최신 기계를 쉼 없이 들였다.

"앞으로는 소스의 시대다." 무려 20년 전에 ‘소스의 시대’를 내다보고 최고 수준의 B2B소스와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만들어냈다. 물류 인프라의 중요성을 예견하고 70세의 나이에도 전국 곳곳의 부지를 찾아다닌 열정 덕에 10여 개의 물류센터가 탄생하기도 했다.

구자학 회장의 삶을 보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한국 경제가 보인다. 신라호텔을 짓고 자연농원을 만들면서, 한국의 화장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석유를 사오는 산유국에 거꾸로 석유화학 기술을 팔면서, 유럽에 TV 공장을 지으면서, 반도체 산업을 개척하면서,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처음’은 기업을 키우고 한국 경제를 키웠다.

자원도, 돈도, 기술도 없던 시절 아이디어와 의지만으로 맨땅을 일궜다. 한국 경제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을 이토록 부지런히 오가며 가는 곳마다 새로운 업을 창출해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구 회장의 삶은 일반에 얼마나 제대로 알려져 있을까. 이 책은 인생 자체가 한국 경제 성장사이자 숨어 있는 명품 경영인을 발굴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목 : 최초는 두렵지 않다 - 구지은, 아버지 구자학을 기록하다
저자 : 구지은
발행처 : 아워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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