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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기차 위기를 기회로②] 현대차그룹 ‘퍼스트무버’ 새 시대 주도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03 14:24

울산에 전용공장 건설···아이오닉 7 등 신차 공격적 출시



‘E-GPM’ 모델 상품성 인정···美 대선 등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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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전기자동차 산업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퍼스트무버’로 더욱 발 빠르게 움직여 새 시대를 주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를 살짝 늦춘 사이 오히려 더 긴밀하게 움직여 격차를 벌인다는 생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판매 속도 둔화 관련 "중장기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밝혔다.

이날 열린 그룹 신년회를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연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곳은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전기차 전용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할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해 메시지 서두에서 "올해는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여러분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출발해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1973년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되는 일관공정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설립됐다. 자동차 불모지 한국의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 시대를 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준공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올해는 기아 창립 80주년이자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생산한 기아의 첫 승용차 ‘브리사’ 출시 50주년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자동차 산업의 심장’ 울산에서 연산 20만대 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 시작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2조원을 투자해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54만8000㎡ 규모 부지에 전용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현재 공장 내 주행시험장으로 쓰이는 곳이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바뀐다.

현대차가 국내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은 지난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처음이다. 해당 공장은 내년 완공되고 이듬해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시스템,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장을 만들어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전동화 시대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EV 신공장’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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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 5.


해외에도 전기차 허브가 조성된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개발·생산하는 게 대표적이다. 내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서도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94만대, 2030년까지 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 및 판매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앞서 제시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2026년은 10만대, 2030년은 13만대 각각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2030년 전기차 160만대를 포함해 연 430만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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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이미지.


현재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E-GMP’ 기반 차량이 해외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최근 ‘2023 싱가포르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됐다. 앞서 아이오닉 6는 워즈오토 ‘최고 10대 엔진’을 수상했다.

변수는 ‘프랑스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미국 대선 등 각종 정치리스크다. 전기차 산업 자체가 정부 보조금과 정책에 보조를 맞춰 성장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향후 시장 환경이 급변할 경우 현대차그룹도 전동화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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