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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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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속 기준금리 동결…고금리로 인한 주택시장 여파 언제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1 13:37

한은 기준금리 동결…1년째 3.5%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건설경기 부진 계속될 듯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 해결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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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8연속 동결한 가운데 고금리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 이현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재차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건설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은 8연속 동결이다. 이로써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포인트(p)로 유지됐다.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부동산 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절벽에 빠진 상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40건으로 같은해 1월 이후 10개월 만에 2000건 밑으로 떨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 위축은 2022년 급작스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시대가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영끌족’의 보릿고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집값 상승기에 집을 매수한 영끌족이 소유한 물건들이 현재 경매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집을 담보로 빌린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서 법원 경매 등에 부쳐지는 임의경매 물건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8일 기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포함)은 1만688건으로 집계됐다. 1월(6622건) 대비 61.4% 증가한 것으로 2014년 10월(1만849건) 이후 9년 만에 역대 최대치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은 견디기 힘들어 경매물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PF 등 건설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58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629건 이래 가장 많은 폐업 기록이다. 특히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PF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태영건설 발 PF 위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태"라며 "지금 수준의 금리가 계속 유지되면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PF문제가 해결이 되려면 금리가 내려가거나 분양시장이 좋아져야 하는데 이는 정부가 노력해서 될 문제는 아니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선 유동성 지원책뿐만 아니라 고금리 장기화 부작용으로 인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를 비롯한 부동산 PF 위험으로 금리인하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유동성 지원 정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부족하다"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업계에선 고금리 기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준환 교수는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우리나라와 금리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따라가기 힘들다"며 "만약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빨라야 하반기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오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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