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서대문갑에서 타 지역에서 지역구를 옮긴 후보들 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당장 구도는 여당 후보가 '지역 일꾼론'을, 야당 후보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에서 재선을 한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는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서대문갑 1호 공약으로 “경의선을 지하화하고, 신촌 상권이 예전에 비해서 굉장히 침체돼 있기 때문에 신촌 상권의 부활을 들고 싶다"고 밝혔다.
지역 밀착공약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서대문 지역 민심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고, 또 서울시장도 국민의힘이고, 구청장도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도 원팀이 돼야지 뭔가 일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욕구가 굉장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경기 평택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서대문갑으로 옮긴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같은 방송에서 “출마 이유는 이채양명주.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건, 양평고속도로 의혹,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잊지 말고 제대로 정권심판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제대로 윤석열 정부 심판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국민들께 설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호 공약을 묻는 질문에도 “서대문갑 전에 정치적으로 먼저 검찰개혁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제대로 검찰개혁해서 그 판 위에서 우리 정치가 발전해야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대문 관련해서는 출퇴근 시간 가변차로와 같은 교통공약을 구상하고 있다"며 서대문갑 공천에서 탈락한 권지웅 전 비대위원과 함께 “주거공약에 관해서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당적·지역구 변경 문제와 관련해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을 향해 '철새 정치'라고 비판한 데 대해 “그분이 사돈 남 말 하는 것 같다"며 “평택갑에서 예비후보를 등록을 했다가 최근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서대문갑으로 온 분 아닌가? 그분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자신의 평택갑 출마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공천심사를 받으려면 일단은 무조건 지역을 정하게 돼 있다"며 “어느 지역이 (청년 지역구로) 선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평택갑을 넣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청년정치인으로서 여기저기 도전해 본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철새라고 하면 지역구를 옮기는 분을 철새라고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공천을 받기 위해 이 당 갔다가 저 당 갔다가 하는 것을 저는 정치철새라고 표현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역구를 변경한 자신과 달리 당적을 바꾼 이 후보는 '정치철새'에 해당한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반면 이 후보는 김 후보가 공천 과정에서 '대장동 변호사' 이력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청년의 정체성이 있는 사람을 공천해야 되는데 그것과 전혀 무관한 대장동 변호사를 느닷없이 공천의 룰까지 바꿔서, 이미 떨어진 사람을 다시 발탁을 해서 한 것에 대해서 (주민들이) 이해를 못 한다. 정말 이건 민주당 상대당이지만 저로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분이 앞으로 당선된다 치더라도 우리 서대문갑을 위해서 일할 분인가. 결국은 이재명 당 대표를 위해서 충성할 분"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자신이 평택갑에서 서대문갑으로 옮긴 뒤 청년 오디션에서 탈락했지만 공관위에 의해 생환한 데 대해 “제가 최종후보로 오르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사실 정확히는 알지 못 한다"며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내부 전략공관 위원분들이 아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청년 경선에서 승리한 점을 꼽아 “결과론적으로는 잘된 선택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서대문갑 판세에는 이 후보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지난번에 추세가 살아서 지지도가 올라가다가 한두 가지 그런 변수가, 여러 가지 누수가 터지면서 조금은 주춤거리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패배도 했고 그런 부분이 있지만, 국힘당 찍었던, 후회하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열심히 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