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사상 최고치 경신…카드사 장기연체 선행지표↑
경기 악화로 인해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 급전'을 제공하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표적인 '서민급전'을 제공하는 금전창구인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의미한다.
올해 카드론을 급격하게 늘린 것으로 알려진 우리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78%로, 전년 동기(1.22%) 대비 0.56%포인트(p)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1.66%에서 1.82%로 0.16%p 올랐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29%로 전년 동기(1.22%)와 비교해 0.07%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연체율은 1.33%로 1년 전(1.35%)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연체 2개월 전이율은 0.40%에서 0.41%로 소폭 상승했다.
연체 2개월 전이율은 3개월 이상 장기연체자로 전환되는 것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데, 통상적으로 2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상환율은 크게 떨어진다.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지난달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카드·캐피탈사의 가계대출은 무려 9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지난 7월 8000억원, 8월 7000억원에 이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카드·캐피탈사의 누적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서민들의 대표적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8월 말 잔액(41조8309억원)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3분기말 연체율 또한 8% 중반까지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 이후 12년 만에 증가해 6.55%로 치솟은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8.36%까지 급등했고, 9월말에는 8%대 중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난달 4000억원 늘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저축은행의 누적 가계대출은 9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 불황 국면에서 연체율 상승세는 불가피하다"면서 “상승세가 가파를수록 리스크 또한 커지는 만큼 상승 속도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