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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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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개입하면 고용 위축···주주가치 제고효과는 불투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0 11:00

한경협, 美 10대 행동주의펀드의 기업경영 개입 파급영향 분석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기업 고용부문 파급영향 (명, %)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기업 고용부문 파급영향 (명, %)

행동주의펀드가 기업경영에 개입한 기업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고용인원이 크게 위축되고 부채비율도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미국 10대 행동주의펀드가 2018∼2019년에 행동주의 개입에 성공했던 67개 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의 개입을 받은 67개 기업들의 고용인원은 2019년 평균 5만3977명에서 2021년 4만5930명까지 계속 줄었다. 특히 개입 직후인 2020년에는 4만8609명으로 전년대비 9.9% 감소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행동주의펀드 개입 직후(2020~2022년) 기간이 코로나 시기와 겹치지만 S&P500 소속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은 코로나 시기에 고용인원이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기업 부채부문 파급영향 (백만달러, %)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기업 부채부문 파급영향 (백만달러, %)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여주는 '총부채' 규모는 행동주의펀드가 개입한 직후인 2020년에 255억2000만달러로 가장 컸다. '총부채 증가율'은 행동주의펀드 개입 기간(2018~2019년) 이후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부채비율'은 2020년 145.6%에서 2022년 152.3%까지 뛰었다.




행동주의펀드 개입 직후인 2020년에 조사대상 기업의 '총매출'은 160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12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5.6% 빠졌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당기순이익' 역시 행동주의가 개입했던 2018년에 16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6.7% 늘었지만, 개입이 종료된 2020년에 9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3.4%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020년에 15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9.6% 줄었다.


S&P500 기업과 성장·수익성 관련 지표를 비교했을 때 행동주의펀드 개입 기업의 경우 2020년 중 감소 폭이 더욱 컸던 반면 2021년 이후 회복 국면에서의 반등 폭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주의펀드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주주이익 확대다. 기업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 주가를 부양시키는 것인데, 조사결과 관련 경영지표상의 뚜렷한 변화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조사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 규모는 2019년까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행동주의펀드 개입 직후인 2020년에는 68억4000만달러로 2019년 70억9000만달러 대비 3.5% 줄었다가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배당금'은 2020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21년 14억달러, 2022년 1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0.1%, 12.5%씩 떨어졌다.


'배당성향'은 행동주의펀드 개입 이전 3년(2015~2017년) 평균 59.8%, 개입기간(2018~2019년) 57.1%, 개입 이후 3년(2020~2022년) 평균 98.7%였다. 행동주의펀드 개입기간 중에 배당성향이 더 낮았다. 2020년에 배당성향이 188.8%로 급등한 것도 행동주의 개입 성과라기보다 조사기업의 당기순이익이 당해 년도에 큰 폭(43.4%)으로 하락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행동주의펀드의 기업경영 개입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재무안정성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행동주의펀드가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나 자칫 단기차익을 거둘 목적으로 무리한 배당 확대를 요구하거나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기업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행동주의펀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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