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건설주가 반짝 빛을 보더니, 외국인 이탈에 다시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월과 5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 미분양 주택 등 주요 부동산 지표 악화 등으로 건설주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2월23일~3월27일)간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을 각각 20억원, 26억원, 199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건설주를 연초 이후 사들이면서 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지만, 한 달 전부터 매도 우위로 전환한 셈이다. 실제 외국인은 1월2일부터 2월23일까지 현대건설, GS건설을 각각 460억원, 413억원 순매수한 바 있다.
건설주도 약세다. KRX건설지수는 2월23일(678.67)부터 3월27일(664.26)까지 14.41포인트(2.1%) 하락했다. 이는 1월23일(645.91)부터 2월22일(678.30)까지 32.39포인트(4.77%)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이는 건설업계와 증권가에서 제기되는 경기 침체에 따른 '4월 건설업 위기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4월 10일 총선 이후 정부가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하게 되면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전체 손실 규모는 5조8000억∼8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A∼BBB급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 15조9000억원 중 잠재 손실 추정액은 4조3000억∼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회수 공사대금 관련 부실 규모는 1조5000억∼2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PF 보증 손실은 PF 상환 재원이 부족하거나, 본 PF 전환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손실 금액이다. 미분양 손실은 저조한 분양 실적이 지속할 경우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공사대금을 의미한다.
해외수주 성과와 신사업 분야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실제 2024년 해외수주(2월 누계 기준)는 2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과거 5년 평균 대비 58% 감소했다.
정부는 4월 건설사 위기설에 대해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올해 들어 건설사들의 보증금 청구액이 급격하게 확대된 것도 이유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집계한 건설사 보증금 청구액은 1월과 2월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총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전년보다 23.1%가 증가했다. 보증금 청구는 공사 진행이 원활하게 되지 못해 대금을 받지 못할 때 이뤄지는 것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부동산 수요는 좋지 않고, 기존에 미달이 발생하지 않았던 인천 검단, 청주에서도 미달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작년은 본 PF로 이어지지 못한 브릿지 PF를 우려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판매하지 못한 미분양 아파트를 우려해야 할 시기인 만큼 건설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