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목전에 둔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성토 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대표적 '반윤'(반윤석열)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연일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일 대전에서 이상민 후보(유성을) 지원 유세를 한 뒤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갖고 집권했는데, 김건희 여사·이종섭 대사·채상병 관련 일들로 '내로남불' 프레임에 걸렸다"고 직격했다.
그는 대전 지역 민심과 관련해서도 “R&D 예산 축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 대덕연구단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있는 대전"이라며 “이제 와 뒤늦게 내년도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신뢰가 무너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에도 대전(민심)이 이렇게 차갑지 않느냐"며 “선거 기간 중에라도 R&D 예산을 반드시 복구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참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의료 개혁과 관련한 윤 대통령 담화에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하는 데 완전히 힘 빠지게 만든 담화였다"며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에 상당히 질렸을 국민들이 계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담화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고 보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정확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인 윤상현 인천 권역 선거대책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에서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건 없는 의정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라며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옳지만 2000명에 얽매이면 대화의 빗장이 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거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비판 수위가 한층 거셌다.
수도 서울에서는 함운경 마포을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했다.
그는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저는 이제 더 이상 윤석열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라"고 꼬집었했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재선의 정운천 의원도 이날 전북도청 앞 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난맥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고집 센 검사 이미지가 남아 있는 모습으로는 더는 안 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앞서 경남 김해을 후보인 조해진 의원은 전날 '시국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실망시킨 것,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총선 국면에서 여당 후보 중 처음으로 윤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윤 대통령 담화가 나온 이날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저는 억울하다"며 읍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 연제구, 해운대 등 지원유세에서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거다.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온 지) 100일도 안 됐다.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진 않지 않나. 여러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 (저는) 97일 동안 어떻게든 바꾸지 않았나"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너무 억울하다. (여러분이) 저한테는 한 번도 기회를 준 적이 없다"며 “제게 아직까지 기회를 한 번도 안 주셨는데 제가 이렇게 사라지게 두실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제게 말해달라"며 “책임지고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여권 '패닉'에 정권 심판론 최대 수혜자로 평가 받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제가 탄핵을 말한 적 없지만, 4월 10일에 국민의힘이 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분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이 직을 유지해도 사실상 없는 존재와 마찬가지여서 실질적으로 (정권이) 조기 종식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위원장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버려지지 않을까"라며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동훈 특검법'에도 “총선 이후에 저희가 법안을 내면 윤 대통령 또는 친윤(친윤석열) 국회의원들이 찬성하지 않을까 추측한다"며 “민주당, 조국혁신당 그리고 국민의힘 일부가 찬성해서 통과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