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주가 신저가를 기록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게임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투자자들의 신뢰에도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안에 투자심리를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2일부터 4월19일까지 31.29% 급락했다. 연초 24만원이던 주가는 16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1일과 18일을 제외한 12거래일을 모두 하락 마감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한때 장중 104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일명 황제주로 불리기도 했던 종목이다.
펄어비스도 1월2일부터 4월19일까지 26.04% 하락했다. 펄어비스는 16일 장중 2만6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 컴투스는 올들어 각각 24.80%, 20.65%, 20.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넥슨게임즈와 넷마블도 각각 12.69%, 1.72% 떨어졌다. 이달 15일에는 카카오게임즈, 넥슨게임즈, 펄어비스, 컴투스가 나란히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주의 부진은 금리 상승과 신작 개발 완료 시점 지연, 시장 침체, 실적 둔화 등이 꼽힌다. 통상 게임사들은 금리가 상승하면 신작 개발과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승해 주가가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게임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일례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4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수치다. 리니지 시리즈의 전반적인 매출 하락과 '쓰론 앤 리버티(TL)'의 흥행 실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주 주가 연초 이후 흐름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3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해 말 넷마블은 약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 펄어비스도 영업손실을 각각 73억원, 462억원, 66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19일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 21만원→19만원)과 대신증권(23만원→22만원)도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내려잡았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하이투자증권(2만9000원→2만6000원) 상상인증권(3만원→2만원)은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위메이드의 목표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7만2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게임주는 올해 실적 반등이 쉽지 않고, 대형 신작 발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과 콘솔 등 미래지향적 사업에서 실질적 변화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 개발 등 핵심 실무에서 역량 강화를 도모해야 하는데, 투자에 소극적 성향을 지속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하락세를 거듭한 만큼 2분기께 반짝 반등할 순 있지만, 회복세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시점에서 게임주 저가매수를 노리는 것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신작의 흥행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만약 실패했을 경우에는 그만큼 하락 리스크가 높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면서 “신작 출시 및 계획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서둘러 매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