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기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제37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전시회'(EVS37)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렸다.
EVS37 현장에는 현대자동차그룹, KG모빌리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등 유관 기업이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는 최근 밀고 있는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모델과 혁신적인 태양광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 부스 입구엔 전자동으로 차량의 뒷부분을 바꾸는 기술인 '컨셉 pv5 샤시캡'이 전시됐다. 전날 현대차가 공개한 비즈니스 플랫폼 ST1과 비슷해 보였지만 이 컨셉 기술은 기존 보다 더 진보된 '이지 스왑' 기술을 담고 있었다.
이지스왑은 운전석을 제외한 차량의 후면부를 '쉽고 간단하게' 전자동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가볍게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 차량의 뒷부분을 캠핑카에서 택배차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장의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모델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차량의 샤시캡을 제외한 뒷부분은 구독 서비스로 제공될 계획이라고 한다.
현대차 부스의 다른 볼거리는 '투명 솔라 필름'이다. 기술은 어두운 색을 띈 태양광 패널의 단점을 극복한 '투명한 태양광 패널'이다.
특히 이 필름은 꼭 태양광이 아니어도 LED 등 전등 빛에도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이에 현대차는 이 필름을 차량의 루프, 창문, 유리창에 설치해 24시간 내내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 이어 실증차량 '모비온'을 선보였다. 모비온은 e코너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기술을 통해 화려한 크랩 주행과 회전 기술을 선보이며 이 전시회의 '수퍼스타'로 떠올랐다.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도 환호성을 지를 정도였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4개 계열사를 모아 부스를 구성했다.
그 중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니즈에 따라 맞춤형 제공이 가능한 파우치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 등 가벼우면서 안전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한 '셀투팩' 기술, 전기차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해주는 'B-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옆엔 삼성SDI 부스가 마련됐다. 삼성SDI는 자사가 밀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9분 초급속 충전, 20년 이상 초장수명 특성 등 미래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최근 전기차 둔화 현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문제들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보였다.
전기차 트렌드에 맞게 '충전기' 제조사들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제조사마다 다른 특색있는 충전기 디자인들이 눈에 띄었다.
휘발유 주유기의 경우 제조사 상관없이 식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전기차 충전기들은 집 인테리어 소품으로 써도 될 정도로 매력있는 외관을 뽐내고 있었다.
또 충전기 제조사들은 최근 전기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화재' 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PLC모뎀을 제품에 탑재해 '과충전 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외에 '쉴드원'이라는 업체는 전기차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덮개'를 판매하고 있었다. 전기버스 충전소 천장에 설치해놓으면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덮개가 작동하고 그 안에서 소화 밸브가 작동해 사고를 진압하는 기술이다.
이처럼 EVS37은 대기업의 화려한 기술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전기차 산업의 '백과사전' 같은 곳으로 꾸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