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도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균등배당보다는 기존의 배당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균등배당의 경우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만큼 균등배당보다는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주당배당금(DPS)을 유지, 또는 상향하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부사장(CFO)는 26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균등배당 도입 여부에 대해 “균등배당에 대한 장점은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적절히 발표한다면 주주환원책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금융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주당배당금을 유지 또는 상향하는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CFO는 “균등배당이 갖는 장점도 있지만, 하나금융처럼 일정 규모의 분기배당, 기말배당을 조화롭게 한다면 유연성에 대한 장점도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좋은 의견을 주시면, 경영진, 이사진과 충분히 논의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340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은행 홍콩H지수 ELS 충당부채 1799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F/X) 환산손실 813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연초에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경우 2분기 내에 매입 완료하고,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박종무 CFO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에 대해 “탄력적으로 단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CFO는 “시장 참여자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 미팅을 통해서도 하나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자사주 매입, 소각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이 갖는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배당정책과 함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총주주환원율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며 “일정 수준의 주당배당금을 유지하면서 유연한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CFO는 최근 금융사 간에 무료 환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하나은행은 외환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만큼 이러한 노하우를 좀 더 활용할 것"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나 400만명 이상의 트래블로그 회원을 바탕으로 복합거래를 유도한다면 이 분야에서 강점을 유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지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은 브릿지론, 본 PF를 포함해 총 8조원 수준이다. 이 중 은행에서 60%를 보유하고 있고, 증권, 캐피탈 등에서도 익스포져를 갖고 있다. 강재신 하나금융지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현재 부실률은 충당금 평균 약 5% 전후로 적립했고, 사업장에 따라 10%씩 쌓은 곳도 있다"며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브릿지론부터 시작해서 본PF까지 일부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추가 충당금을 적극 적립하겠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의 경우 유럽, 미국 중심으로 약 5조원의 익스포져를 보유 중이다. 이 중 선순위 대출이 60%를 차지한다. 강재신 CRO는 “지난해 하나증권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에서 손실을 인식하고,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향후 미국, 유럽 오피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하락하고,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져 오피스 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추가 부실도 일정 부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이에 따른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만큼 올해도 인식되는 부실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쌓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