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차전지 신사업 관련 허위공시로 거래가 정지됐던 알에프세미가 최근에는 개선기간 종료를 앞두고 감사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거래정지 기간이 1년 더 연장됐다. 개선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4월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알에프세미의 신사업 계획을 믿고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주주들을 우롱했다"며 고발 조치를 고려하는 등 크게 분노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에프세미는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 알에프세미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2023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감사 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나온 데 따른 결과다.
이에 알에프세미는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접수했고 내년 4월10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다. 내년 4월까지 거래정지 기간이 연장된 것이다.
주주들은 회사가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며 반발하고 있다. 알에프세미 소액주주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 이후 경영진에 간담회를 강력 요청해 2시간가량 주주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전달하지 않고 계속 기다려달라며 전형적인 주주 달래기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알에프세미는 반도체와 LED 조명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었으나 지난해 이차전지 열풍이 불었을 당시 갑자기 이차전지 신사업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해 4월 진평전자와 중국 산시란완진평신 에너지유한공사 간 리튬인산철 배터리 판권 및 공급 계약의 양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며 32700원통형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는 내용의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알에프세미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발표했고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당시 알에프세미 주가는 폭등했다. 23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해 4월 2만9450원까지 치솟았다. 4개월 만에 주가가 10배 넘게 뛰어올랐고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상반기(1~6월) 코스닥 최고 상승률(732%)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알에프세미는 관련 내용을 모두 공시했고 투자자들은 사업 추진 계획을 믿고 알에프세미에 투자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허위 공시로 드러났다. 이차전지 사업 관련 자금 조달에 줄줄 이 실패했다.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1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 규모는 436억원에 달한다.
알에프세미는 지난 1년간 전환사채권 발행 결정 공시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로부터 한 차례 허위 공시와 두 차례 공시 번복으로 누계 벌점 20점을 부과 받았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이에 알에프세미는 지난 1월1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다.
뿔난 주주들은 사측의 자금 조달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 대표는 “알에프세미가 허위 공시 등으로 주가를 조작했고 투자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며 “우선 개선기간까지 기다려보겠지만 사측의 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을 경우 방만한 경영을 일삼은 경영진들을 주가조작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