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구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관련주들의 주가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원전선 주가는 올해 들어 179.9% 급등했다. 지난 1월2일 1170원이던 주가는 지난달 30일 3275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30일 장중에는 354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구리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는 LS에코에너지도 무섭게 오르는 중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LS에코에너지는 전 거래일 대비 11.6% 오른 3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S에코에너지는 5거래일째 상승세를 그리며 지난 2016년 9월 상장 이래 처음으로 3만원을 돌파했다. 올 초(지난 1월2일) 대비 주가 상승률은 44.6%에 달한다. 이밖에 KBI메탈과 LS 등 구리 관련주들도 올 들어 각각 74.9%, 50.8% 급등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 구리 선물(3개월물) 가격은 9965.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톤(t)당 1만31.50달러를 기록해 지난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섰다.
구리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장 본격화가 크게 작용했다. AI 시장이 커지면서 데이터를 처리할 데이터센터 구축이 중요해졌는데 이 데이터센터 전산망에 구리 배선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뚜렷한 수요에 힘입어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 가격의 방향성은 낙관적"이라며 “계절성에 따라 칠레와 페루 광산 공급이 점진적인 확대로 가고 있고 여전히 위축된 광산 투자와 낙관적인 데이터센터향 수요는 톤당 1만2000달러까지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을 넘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대원전선우에 대해 단기간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대원전선우는 지난 1월 252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6980원을 기록하면서 4개월 만에 177% 폭등했다.
아울러 가격 상승의 한계도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의 상승이 일정 임계점에 도달하면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서 대체재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구리 가격이 임계점인 4배에 도달할 경우 구리 가격 속도는 둔화되고 대체재인 알루미늄의 상대성과가 강해질 수 있다"며 “구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대체재로의 수요 이탈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임계점부터는 구리보다 알루미늄 등 다른 산업금속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