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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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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전환의 한줄기 빛’…韓 산업계 ‘액화수소’에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7 15:14
SK E&S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전경

▲SK E&S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전경.

수소 사회 전환이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수소 보급 확산을 앞당길 '액화수소'의 상용화가 실현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액화수소 생산·운송·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지난 8일 준공했다. 이 시설은 SK E&S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시설로 하루 30t급 액화수소 생산설비 3기와 20t급 저장설비 6기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대규모 공급이 가능해 그동안 수소차 시장의 성장을 발목 잡은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수소는 '궁극의 친환경 연료'라 불릴 정도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전기보다 훨씬 환경 오염도가 적은 연료다.


반면 '기체'라는 한계로 인해 저장-운송 과정에 큰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수소사회 전환을 외치면서도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한줄기 빛처럼 등장한 것이 '액화수소'다.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영하 253℃까지 냉각시켜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다. 이렇게 만들어진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800분의 1의 부피로 줄어든다. 동일한 저장 공간에 수소를 800배 더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수소의 부피가 작아지면 충전소의 설치가 용이해진다. 저장해야 하는 연료가 기존대비 800배 작아졌기 때문에 충전소의 부지, 탱크 등도 간소화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을 넣어도 충전이 되기 때문에 수소차의 충전 속도도 앞당길 수 있다.


이어 액화수소는 운송 안정성도 높다. 기체수소 운송 시엔 최대한 많은 양을 실을 수 있도록 기체를 200bar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하는 반면 액화수소는 이미 부피가 1/800 수준이라 추가로 압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높은 액화수소의 활용도에 발빠르게 움직인 기업이 바로 SK E&S다. 이 회사가 최근 완공한 플랜트의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3만t으로, 단일 액화수소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액화수소 3만t은 1년간 수소버스 50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액화수소의 국내 생산이 가능해지자 물류업계도 움직였다. CJ대한통운은 SK E&S의 플랜트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를 전용 특수 탱크트레일러에 실어 전국 각지 충전소로 운송한다.


CJ대한통운은 액화수소 운송이 가능한 유일한 물류업체로 2021년부터 액화수소 운송을 위해 SK E&S와 긴밀히 협의했다. 지난해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 3대를 확보해 올해 초부터 전국 충전소의 테스트를 위한 초도물량을 운송하며 운영역량을 검증했다.


이어 국내 대표 조선기업 HD현대는 액화수소 해상 운송 기술 개발에 나섰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과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기술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양사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을 개발해 향후 본격화될 액화수소 해상운송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화수소는 수소 사회전환을 앞당길 게임체인저"라며 “기체 수소보다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떄문에 여러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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