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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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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감수하겠다는 트럼프…글로벌 IB들 “미국 주식 사지마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11 11:48
TRUMP TARIFFS WSTREET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사진=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선을 확대하면서 나홀로 탄탄한 흐름을 유지해온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공포에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이 여파로 미국 지수의 핵심 기술적 지표가 무너진 와중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마저 잇따라 하향조정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장하는 주장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0% 급락해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대표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3.8% 급락해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와 연초 증시를 이끈 미국 7대 기술주 '매그니피션트7'(M7) 주가 하락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 M7 지수는 이날 5.4% 급락해 지난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에서 20% 넘게 되밀렸다.


이날 뉴욕증시 급락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침체를 일부 감수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순한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여겨왔다. 관세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기 악영향이 가시화할 경우 관세 위협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기대로 이어져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내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까지 유예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올해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려는 일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대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주가 급락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제는 뉴욕증시 향방이 앞으로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이날 S&P500 지수 급락으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인핸스먼트 그룹의 앤드류 스래셔 기술적 애널리스트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선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며 “2거래일 연속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거래가 마감될 경우 S&P500 지수의 상승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투자심리 또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셔닝 규모가 지난해 '8·5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비중축소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결과, 지난 7일까지 주식 포지션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주간 롱(매수) 대비 숏(매도) 비율이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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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사진=UPI/연합)

이에 JP모건체이스의 앤드류 타일러 글로벌 시장 정보 총괄은 미국의 무역 및 경제정책을 둘러싼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증시가 단기 반등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말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증시가 또 한번 급락하기 전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시장은 4월 2일로 예정된 관세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유명한 강세론자 중 한명인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선임 애널리스트는 “소형주가 여전히 폭락하고 있기 때문에 S&P500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유럽(영국 제외)은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대폭 상향했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글로벌 거시경제 리서치 총괄도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중국을 비중확대로 높였다. 그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앞으로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중립 의견이 3개월~6개월간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시장 구원투수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증시 하락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감세 등 정책의 세부 내용과 이행 시기 및 강도 등이 드러날 때까지 “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풀턴 브레이크필드 브로니먼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수익나는) 주식들을 팔고 약세론을 인정한 후 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어 역할을 하는 주식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이날 에너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 주식들로 도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유틸리티 섹터는 1.04% 상승했고 에너지 섹터도 0.94% 올랐다.


이와 관련, 인털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 전략가는 “매수 위주의 투자자라면 어딘가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인식된다면 투자자들은 이곳(유틸리티, 에너지 등)에 대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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