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 주 28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고점에 대한 심리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달러화 약세와 채권금리 하락 등으로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이후 21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로 나타났다. 순매수 금액은 4378억원으로 2위인 네이버(2809억원)를 크게 웃돈 수치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F-KOSPI200 지수 일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즉 기초지수인 F-KOSPI200 지수가 하루에 1%가 하락할 경우 2% 상승을 추구한다. 흔히 '곱버스(곱하기+인버스)' ETF로 잘 알려져 있다.
지수 흐름과 반대되는 인버스 ETF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이유는 지난 주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1일 코스피 지수는 2636.52에서 지난 20일에는 2년 5개월만에 2800선을 돌파한 2807.63까지 오르며 6.49%(171.11포인트)가 뛰었다. 이날 장중에는 2812포인트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반도체 붐을 타고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이 이유다. 6월 들어 21일 현재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1000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6581억원, 1조1087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제 종목별로 보면 해당기간 외국인은 해당기간 삼성전자 주식 2조2919억원을, SK하이닉스 주식은 1조3322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지난 주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상 첫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공지능(AI) 확산과 이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국내 시장에도 온기를 전달했다. 여기에 미국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CPI)와 소매판매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국인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개인들은 하락에 베팅하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코스피 우상향을 전망 중에 있어 이번 곱버스 투자가 개인들의 수익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이다. 24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2700포인트 중반까지 밀리며 조정구간에 돌입한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하락장이 펼펴질 경우 매수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망 보고서를 통해 “6월 말~7월 초 코스피는 2800선을 넘어 2800선 중후반대로 레벨업 될 것"이라며 “이는 최근까지 코스피 발목을 잡았던 달러 강세는 진정되고, 채권금리 하향안정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수 상승에 있어 긍정적인 흐름을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지표의 완만한 하향 안정세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 연방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은 기업실적 호조 등 증시 랠리의 조건이 재차 성립됐다"며 “유럽의 정치 불안과 미국 대선을 둘러싼 정책 리스크 등 단기 변동성이 불거진다면 매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보다 “개별종목이 강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지수는 괜찮아도 종목은 덜 좋은 장세가 나타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연초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관련주 쏠림으로 지수가 상승한 반면, 앞으로 발생할 리스크로 인한 종목장세에 돌입할 경우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거다.
그는 “지수는 2800포인트에 다다랐고 시원하게 상승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반기와는 다른 (미국 대선과 같은)정치라는 불확실성을 맞이하고 있다"며 “하반기는 방어에 힘써야 하는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6월 이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