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30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한화·SK 등 재계 해외법인 설립 활발···中 줄고 美 늘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7 11:00

CXO연구소, 88개 기업집단 해외계열사 현황 전수 조사 분석

88개 그룹사의 해외 법인 진출 국가 현황.

▲88개 그룹사의 해외 법인 진출 국가 현황.

국내 88개 그룹이 다른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가 올해 기준 6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국에 세운 회사가 4곳 중 1곳 정도로 가장 많았다. 최근 1년 새 미국에서 운영 중인 해외법인 숫자는 증가한 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둔 해외법인은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국내 88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그룹)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88개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6166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에서 운영중인 5686개 해외법인 보다 1년 새 480개 많아진 숫자다. 올해 88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3318개인데, 국내법인보다 해외법인 숫자가 2848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된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824개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그룹의 해외법인은 2021년 447개→2022년 637개→2023년 739개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85개 많아지며 해외법인 숫자만 800개를 훌쩍 넘겼다. 국내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다음으로 해외 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SK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파악된 SK 그룹의 해외법인 숫자는 638개다. 이는 작년 598개와 비교하면 1년 새 40개 많아진 숫자다. SK 그룹의 해외법인은 2022년에 541곳으로 처음으로 500곳을 돌파했는데, 이후로 2년만에 600곳을 넘어섰다.




삼성은 올해 기준 563개로 한화, SK 다음으로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보유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


다음으로 △현대차(425개) △CJ(401개) △LG(284개) △롯데(203개) △GS(163개) △포스코(149개) △네이버(106개) △미래에셋(104개) △OCI(102개) 순으로 올해 파악된 그룹별 해외법인 숫자만 100개를 넘어섰다.


해외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1590개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1321개보다 1년 새 269개 늘어난 숫자다. 매년 대기업집단 전체 해외계열사 중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2022년 22.1%→2023년 23.2%로 증가해왔는데, 올해는 25.8%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는 827개 해외법인을 올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올해 대기업집단에 있는 전체 해외법인 숫자는 500개 가까이 증가했지만, 중국 법인은 1년 새 18개 감소했다.


올해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에 법인을 많이 세운 나라는 베트남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 계열사 수는 2022년 268개→2023년 299개→2024년 314개으로 많아졌다.


올해 조사에서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마샬아일랜드 등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150개로 조사됐다. 또 룩셈부르크와 라부안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으로 분류되는 곳에는 679개의 법인을 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에 세운 회사 6100개가 넘는 곳 중 829개(13.4%) 정도는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에 좋은 국가에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악된 13.6%보다는 소폭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환경규제와 물류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해외에 세우려는 공장을 국내에 유치해 고용 창출의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