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비핵심자산인 넷마블 주식 일부를 매각하면서 대규모 현금 확보에 성공했다. 그간 추진했던 사업 중단과, 인수합병(M&A)이 대기중인 상황에서 실탄 확보가 절실했던 만큼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던진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익개선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전날 CJ ENM은 보유중인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를 총 2501억2462만6800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5.99%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측은 '비사업 투자 주식을 처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주식 매도 시 주식 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높으면 차액을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가져가는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준 가격은 넷마블의 10일 종가인 5만8200원이다. 이에 따라 CJ ENM의 처분 후 소유 주식 수는 1442만2326주(16.78%)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CJ ENM의 넷마블 주식 매도는 CJ라이브시티 청산과정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는 지난 2016년 5월 CJ그룹 계열사인 CJ라이브시티와 기본협약을 맺고 총 1조8000억원 규모로 일산 동구 장항동 일원에 K팝 전문 아레나(CJ라이브시티)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지체상금에 대한 이견 등이 있었고, 경기도는 결국 지난 1일 K-컬처밸리 조성 사업협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CJ라이브시티의 청산 시 손실규모가 매우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지난 1일 8만63000원에 마감했던 CJ ENM 주가는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4일에는 6만9100원으로 20%가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넷마블 주식 매각으로 현찰을 확보하면서 우려는 잠재운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재 주가는 장중 7만8400원까지 오르는 등 빠르게 회복중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이브시티 사태 이후 약 2500억원의 토지를 제외하고, 손상 처리가 예상되는 규모는 약 3000억원인 점을 고려 시 당장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라이브시티 청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넷마블 지분 일부 처분으로 상쇄될 예정"이라며 “다시 영업실적 개선여부만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CJ ENM은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TVING)과 SK스퀘어의 웨이브(Wavve)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라이브시티에 투입될 현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댜.
신은정 연구원은 “이번 처분한 5%가 규모가 예상보다 작지만 비핵심 자산 유동화에 대한 시장의 기다림이 컸던 만큼 추가적인 지분 매각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할 수 있다"며 “향후에도 라이브시티, 티빙 등 추가적인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비핵심 자산 유동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이익성장세 또한 기대된다. 대신증권이 전망한 CJ ENM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1조1290억원,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6%, 영업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3분기 실적 역시 매출액 1조2420억원, 영업익 55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8%, 640.2%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수익화 전략에 따른 손익 개선 및 OTT 합병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추가 자산 유동화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도 기대되는 데 하반기 국내 미디어 점유율 확대를 감안하면 주가 상승 가능성 또한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