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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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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이자지급 부담 커진다…케이뱅크에 쏠린 시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7 17:20

업비트·케이뱅크 예치금 이용료율 조율
19일 가상자산법 시행 전까지 마무리 예정

이용료율 기존 대비 10배 증가 관측도
수익성 타격시 IPO도 영향 미칠까 긴장

케이뱅크

▲케이뱅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케이뱅크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지급해야 해는 예치금 이용료율(이자)이 기존 대비 많으면 10배가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이용료 부담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율 등 세부 내용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지금보다는 이른 시일에 결론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치금 이용료율에 대한 조율 과정이 길어지면서 법 시행을 이틀 앞두고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전에는 마무리가 돼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18일에는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보면 이용자의 예치금은 공신력 있는 관리기관인 은행이 보관하고,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자 성격의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예치금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면 거래소가 이를 이용자에게 이자 형식으로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업비트는 케이뱅크로부터 예치금 이용료를 받았지만 이를 이용자에게 지급하면 유사 수신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 법적 근거가 생기는 만큼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 은행들은 예치금 이용료율 산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업비트(케이뱅크)를 비롯해 빗썸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등 5곳이 각각 제휴를 맺고 있다. 결론이 나오면 각 거래소는 이용료율 등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앞서 업비트와 케이뱅크는 2020년 6월부터 손을 잡고 실명인증 가상계좌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르면 가산자산거래소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다. 업비트의 원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케이뱅크에서 계좌를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 훈풍에 따라 케이뱅크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로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크게 증가했다. 케이뱅크 수신 잔액을 보면 2020년 말 기준 3조7453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조9700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 공시를 보면 업비트의 예치금(예금) 잔액은 2020년 말 기준 1조183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6조3222억원 규모로 마찬가지로 6배 이상 증가하며 케이뱅크 수신 잔고 확대에 기여했다. 현재 케이뱅크 전체 수신액의 26.4%가 업비트의 예치금이다.


기존에는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연 0.1%의 예치금 이용률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협상에 따라 이용률이 연 1%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금융권은 예상한다. 국내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중간값이 연 1% 수준이라 이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케이뱅크가 예치금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10배가 늘어나는 셈이다.


케이뱅크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어 IPO 추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분기 기준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지불해야 하는 예치금 이용료는 기존 연 0.1%를 적용할 경우 63억원이지만, 연 1%로 늘어나면 632억원으로 불어난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07억원으로, 분기 순이익보다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가 더 많아진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 따라 케이뱅크를 바라보는 전망도 엇갈린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경우 케이뱅크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반면 운용할 수 있는 예치금이 더 많아져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란 시각도 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율 인상이 이미 예고됐던 내용이라 법 시행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취지가 좋은 데다 이용료율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부분"이라며 “법 취지에 맞춰 시행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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