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유지된 대·중소기업 제과점업 상생협약이 해지가 아닌 '연장'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텄다. 다만, 오는 8월 협약 기한 만료를 앞두고 양측간 협의가 한창인 가운데 일부 규제 항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중소 빵집 간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 상생협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상생이냐, 상극이냐' 향후 관계를 가늠하는 기로에 선 제과점업계의 상생협약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는 8월 6일 종료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 개정을 놓고 제과업계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협약을 연장하기로 의견이 모인 분위기지만, 구체적 요건에서 뜻을 함께하지 못해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와 국내 대기업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대한제과협회는 제과점업 상생협약의 연장 여부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1차 협상과 이달 11일 2차 협상에 이어 3차 협상이다. 이들은 이달 내 4차 회의를 진행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점업계 “동네빵집 자생력 저하로 연장 필요"
제과점업 상생협약은 중소 빵집의 영업권 보장을 위한 일종의 보호막이다. 지난 2013년 동반위가 제과점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 빵집의 골목상권 진입을 사실상 차단한 것이 발단이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에 따라 대기업 제과점 프랜차이즈는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 매장 출점이 불가능하고, 신규점포도 지난해 말 매장 수 대비 2% 이내로만 출점이 가능하다.
기한(6년) 만료로 2019년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과점이 빠졌지만, 그 해 8월 동반위 중재로 대기업 제과·제빵업체 9곳과 대한제과협회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이전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현재 제과점업계는 협약 연장을 조건으로 연장 기간과 '빽다방 빽연구소' 등 신규기업 편입을 논의하는 단계다. 특히, 가족 단위 소규모 경영·인력 부족 등으로 대기업 빵집 대비 중소 빵집의 자생력이 떨어지는 점에서 연장을 전제로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읽힌다.
상생협약 대상에 포함되는 한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 관계자는 “베이커리 시장 전체의 발전과 가맹점주, 주요 제과점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상생협약의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정해지는 조건을 수용하겠다"면서 “추가적인 실무 회의를 통해 최선의 합의점을 담은 상생협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규제 안받는 편의점·카페 가세로 역차별 우려"
문제는 출점거리·매장 신설 총량 등의 규제 완화 수준과 관련해 입장이 갈리는 점이다.
대한제과협회는 원안 유지가 최선이나 상황을 따져보고 일부 양보하겠다는 반면, 일부 대기업 빵집의 경우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보다 폭 넓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과거 제과점과 같은 전통 채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전문점, 온라인 몰 등 유통·판매 채널이 다양화됐다.
다만,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달리 이들 업종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등 역차별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관계자는 “상생협약을 연장하되 기존 조항을 완화하는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현재 구체적 수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출점제한 거리를 기존 500m에서 400m로 좁히거나 그 이상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 신규 출점 가능 점포 수를 전년 2% 이내에서 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