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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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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는 브릿지연료”…선견지명 포지셔닝으로 대박 난 E1·SK가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1 10:27

올해 매출 E1 10조, SK가스 7조 예상

보수적 경영 비판 많았지만 결국 LPG만으로 최대 실적 이끌어

탄소중립 브릿지연료로 주목…발전, 지역난방 등 사업 다각화

E1의 충남 대산 프로판 설비.

▲E1의 충남 대산 프로판 설비.

“너무 LPG만 하는 거 아니야"라며 보수적 경영에 비판 받기도 했던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E1과 SK가스가 결국 LPG 사업만으로 올해 대박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가스체 에너지인 LPG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브릿지연료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송, 난방, 석유화학 등 다방면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일 LPG업계에 따르면 E1과 SK가스는 이달부터 공급가격을 인상한다. 9개월만의 인상이다.


E1은 이달부터 국내 LPG 공급가격을 ㎏당 62원 인상한다. 프로판 가정·상업용은 1300.25원, 산업용은 1306.85원, 부탄은 1588.68원(927.79원/ℓ)에 공급한다.


SK가스도 프로판은 ㎏당 60원 오른 1299.81원, 부탄은 ℓ당 35.04원 오른 927.21원에 공급한다.


두 회사는 공급가격 인상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국제 LPG 가격은 작년 10월 톤당 600달러에서 올해 3월 630달러까지 오른 뒤 현재 580달러로 하락했다. LPG 수입사들은 이 기간동안 가격을 변동시키지 않으면서 고객사를 더욱 늘리는 전략을 펼쳤고 이는 주효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동안 국내 LPG 소비량은 7084만4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16.6% 증가했다.


LPG 판매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는 화학제품용 소비량은 4052만9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36.9%나 늘었다. 그 다음 비중을 차지하는 도로용 소비량은 1273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 하지만 거의 10여년간 내리 감소세를 보이던 도로용 소비는 올해 3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부터 경유 1톤트럭 판매가 중단되면서 LPG 1톤트럭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정용 소비량은 430만3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고, 상업용 소비량은 621만4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다. 제조업 열생산에 사용되는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LPG 수입사의 실적은 심상치 않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E1은 작년 매출 7조8000억원에서 올해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영업이익도 작년 932억원에서 올해 4700억원으로 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올해 매출 6조9600억원, 영업이익 2860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SK가스는 하반기부터 세계 최초의 LNG와 LPG 겸용 발전인 울산지피에스 가동이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1과 SK가스는 줄곧 LPG사업에만 몰두해 왔다. 다른 에너지기업들이 종합 에너지로 사업을 다각화할 때도 LPG에만 집중하면서 너무 보수적 경영을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선견지명이었다. LPG가 화석연료에서 탄소중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브릿지(중간)연료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LPG는 그동안 석탄, 중유, 경유 그리고 도시가스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석탄 사용이 중단되고 중유와 경유 사용도 가스체 에너지로 전환되며, 러-우 전쟁으로 도시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저탄소와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에너지원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LPG는 브릿지연료로서 말 그대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E1과 SK가스는 미래 준비도 진행 중이다.


E1은 최근 여수 산단 내 495MW급 LNG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보유한 여수그린에너지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컨소시엄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지분도 인수했다. LNG발전, 석탄발전,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으로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SK가스는 하반기 1.2GW급 울산지피에스 발전이 본격 가동되며, 이와 연계한 LNG 직수입 사업과 이를 저장판매하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지분 47.58%) 사업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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