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고점 대비 86% 급락하는 등 배터리광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보급 추세는 여전하지만, 중국 이외 지역의 광물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일 기준 탄산리튬 거래 가격은 ㎏당 77위안을 기록했다. 이 가격은 2021년 2월 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2022년 11월 14일 581.5위안보다 무려 86.7%나 하락한 수준이다.
리튬은 이름 그대로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광물이다. 리튬을 가공한 탄산리튬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사용된다. 탄산리튬은 주로 중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사용된다.
탄산리튬 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리튬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신규 보급량은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한 30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IEA는 올해 신규 보급량이 전년보다 20% 늘어난 약 1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은 주로 남미 3개국(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에서 생산되고, 가공은 중국에서 독점적으로 이뤄지면서 공급 병목현상으로 인해 2022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공급망 다각화가 진행되면서 이제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엑슨모빌은 2026년부터 미국 아칸소주에서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100만대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세계 최대 광물기업 중 하나인 리오틴토는 캐나다 퀘벡에서 리튬 탐사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리오틴토가 세르비아에 투자한 자다르(Jadar) 리튬광산 프로젝트가 헌법재판소 판결로 개발허가가 재개되면서 사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연간 전기차 100만대 분량의 5만8000톤의 탄산리튬이 생산될 예정이다.
짐바브웨 국영기업 쿠빔바(Kuvimba)는 영국 및 중국 투자사와 3억1000만달러의 리튬정광 플랜트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300만톤의 광석을 처리해 60만톤의 정광을 생산하는 시설로, 18개월 내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원계 배터리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광물인 니켈 가격은 지난 1일 톤당 1만5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2월초에 기록한 1만5620달러보다는 높으나 전반적으로 2020년 11월 2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2022년 3월 7일의 4만2995달러 대비 63%나 낮은 수준이다.
니켈은 2022년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개발이 이뤄졌으나, 생산 1위국인 인도네시아가 전략적으로 공급을 더욱 늘리면서 결국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S&P는 올해 니켈 3개월물 평균가격 전망치를 기존 톤당 1만8637달러에서 1만781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코발트 가격은 1일 기준 톤당 2만6185달러를 기록하면서 201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역대 최고가인 2022년 3월 24일 8만2500달러보다 68%나 하락했다.
코발트 가격 급락으로 프랑스 아레멧(Eramet)과 독일 바스프(BASF)의 인도네시아 니켈-코발트 가공사업 계획이 철회됐다. 코발트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민주콩고의 광업회사인 체마프(Chmaf)는 유동성 문제로 동-코발트 광산을 매각했는데, 중국 회사가 이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