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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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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의 도약 96] 씨위드 “해조류로 저렴한 소고기 대체육 생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4 16:00

해조류 미생물 이용 동물세포 배양 고단백 육류 개발

일반 소고기보다 포화지방 낮고 생산비도 95% 저감

닭·생선 기반 경쟁사보다 고객 접근 우수 친환경 장점

맛 80% 유사, 2026년 양산…동물·환경 보호에 기여

K-스타트업

▲금준호 씨위드 대표. 사진=김유승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양치기'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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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은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 마련을 권장하고 있다. 육식은 채식 대비 3∼4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으로, 육류·유제품 생산량의 50%를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할 경우 오는 2050년까지 농업·토지 이용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2020년 기준)을 31% 줄일 수 있다는 효과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창업한 배양육 스타트업 씨위드는 환경파괴 영향을 줄이면서 고기를 섭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해조류를 가공한 물질을 이용해 동물세포를 배양, 고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배양육 스타트업 기준 국내에서는 1∼2번째, 글로벌은 10∼20번째 내에 빠르게 창업한 기업이다.


금준호 씨위드 대표는 “배양육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미생물과 균을 발효해 식품을 만드는 맥주나 요거트와 동일하게 동물 근육세포의 양을 불려 음식으로 섭취한다는 개념으로, 식품산업에서 세포 배양은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동물세포 배양 공정은 현재 식품의약안전처나 미국 FDA 등에서 허가를 받아야 배양육을 생산, 판매가 가능하다. 배양육은 오랜 기간 연구를 거쳐 실제 판매를 시작하는 단계로, 해외에서는 허가를 받아 소매 판매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요리로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금 대표는 설명했다.


단, 현재 배양육을 생산할 때는 부유 배양이 불가한 동물 근육세포가 붙어서 자랄 곳을 제공하기 위해 소의 태아에서 얻는 소태혈청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씨위드는 해조류를 가공한 물질을 소태혈청 대신 이용해 바이오 소재를 이용하는 타 기업 대비 배양액 가격을 95% 절감, 배양육 가격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해조류를 이용하는 만큼 배양할 때 식품 범주의 재료만 사용해 심리적 접근성이 높고 비교적 친환경적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 대표는 “타 기업들의 경우 닭이나 생선 위주로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며 “씨위드는 소 세포를 이용해 소고기를 만들고 있어 부가 가치나 활용 범위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씨위드가 생산한 소고기 배양육은 일반 소고기와 단백질이 비슷하거나 두 배 높은데다 포화지방이 낮아 건강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일반 고기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배양육은 일반 고기와 비교했을 때 맛 유사도가 80% 수준으로, 40%대인 식물성 고기에 비해 맛과 식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


금 대표는 “현재 채식을 지향하며 간헐적으로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 세계 인구의 1/4에 달한다"며 “이중에는 식물성 고기를 섭취하시는 분들도 많아 미국 내 10가구 중 6가구가 대체육을 활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플렉시테리언의 증가로 현재 18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연간 15%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라며 “씨위드는 플렉시테리언 등 지금보다 동물권이나 환경에 이로운 식품을 섭취하고자 하는 고객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라고 금 대표는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세포를 얻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욕심을 부려 잔혹해지지 않는 선에서 전체 공정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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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위드의 배양육으로 제조한 햄버거 모습. 사진=씨위드

씨위드의 배양육은 개발이 거의 완료된 단계로, 제품 출시는 허가가 완료되는 오는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로 내다보고 있다. 씨위드는 제품 판매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간 1000톤의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는 분쇄육 위주로 제품을 개발했으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오는 2026~2027년까지 두껍게 구워먹을 수 있는 고기를 생산한다는 목표도 함께 지니고 있다.


씨위드는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 규제자유특구에서 세포 배양식품 생산과 실증 판매를 준비 중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한다는 방침이다.


씨위드는 총 75억원의 투자를 받아 시리즈A 펀딩을 완료, 글로벌 데이터 조사 기관인 홀론아이큐(HolonIQ)에서 선정한 기후 스타트업 100에 지난 2022~2023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초청돼 연설한 경험도 지니고 있다. 특허는 국내 출원·등록 6건, 해외 출원 6건을 보유했다.


다만, 배양육 사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사업 분야가 바이오·푸드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속하나, 막상 지원사업을 신청하려면 해당 부처에서 신청 불가능이라고 고지해 곤란을 겪고 있는 점을 꼽았다.


금준호 대표는 “식품 대기업들도 배양육 제품 판매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진짜 배양육이 상용화 단계까지 왔다고 느끼고 있다"며 “배양육이 특별한 소재가 아니라 식품 원료 중 하나로 생각되는 시기가 빠르게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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