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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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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의 도약 93] 페이퍼팝 “1인가구용 친환경 종이가구로 승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4 16:02

재활용 가능해 탄소 배출↓친환경 종이가구 제조·판매

선반·수납장·침대 프레임 등 다양한 종이 제품 선보여

특수 종이·방수 코팅 등 적용해 3~5년 넘게 사용 가능

지난해 매출 약 20억원 달성… 고객 후기 3만건 보유

페이퍼팝

▲박대희 페이퍼팝 대표. 사진=김유승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양치기'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미니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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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해마다 버려지는 생활가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소셜벤처스타트업 페이퍼팝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는 현재 190만 명 수준이며, 이들이 한 해에 쏟아내는 폐가구 규모가 2000톤(t) 이상 이른다.


지난 2018년 창업한 페이퍼팝은 버려지는 가구를 줄이고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에 이바지하기 위해 종이로 가구를 제작해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종이가구를 사용하면 나무가구와 비교해 약 50% 가량 탄소 절감을 이룰 수 있다고 페이퍼팝은 분석한다.


박대희 페이퍼팝 대표는 “가구를 버리기 위해서는 무거운 가구를 직접 내놓아야 하고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더욱이 버려진 가구는 소각, 매립돼 환경에 해로운 만큼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페이퍼팝의 종이가구는 골판지 회사와의 협약을 통해 가구용으로 특수 배합한 종이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에 강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부분은 방수 코팅해 강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종이 소파나 침대 프레임 등은 3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며 “성인 넷이 위에서 뛰어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가구 전용 종이를 사용해 일반 종이보다 훨씬 튼튼한데다 하중을 분산하도록 디자인해 3~5년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스타트업 제품

▲페이퍼팝의 종이 선반 제품. 사진=페이퍼팝

실구매층은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나 잦은 교체가 필요한 어린이용 가구를 구입하려는 3~4인 가정도 페이퍼팝을 즐겨 찾고 있다. 페이퍼팝은 제품 안전 입증을 위해 자율안전인증을 획득, 어린이용 가구에는 어린이 안전인증을 추가로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인기 제품은 때마다 다르다"면서 “수납 정리 시즌일 때는 책장이 잘 나가고, 학기 중에는 공부 집중 칸막이 파티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처럼 야외 행사가 많은 시즌에는 등받이 행사나 전시 행사용 가구를 찾는 기업 고객이 많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실제로 페이퍼팝은 지난해 SK에서 주관한 사회적 기업 행사 소백(SOVAC) 전시부스를 제작, 춘천에서 열린 로컬 스피치 행사에도 가구를 공급하는 등 B2B(기업간) 거래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B2B 거래 비중은 현재 20~30% 정도로 향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페이퍼팝의 가구는 가벼워 운송 및 설치 이동이 간편한데다 공구 필요 없이 손으로 간단 조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침대 프레임 기준 설명서 숙지 시 10~15분이면 조립이 가능할 만큼 조립 과정이 간단해 개인·기업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이사가 잦은 1인가구와 아동용 가구의 잦은 교체가 필요한 3~4인 가구 등에게 페이퍼팝의 종이가구는 사랑받으며 지난해 매출 약 20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페이퍼팝은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를 포함해 쿠팡, 텐바이텐, 1300K 등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해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사회적 기업 제품 판매 업체인 모래상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0억원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누적 후기가 3만 건에 달한다.


제품 재구매율은 평균 5~8% 정도로, 교체 기간이 긴 가구 기준 평범한 편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따라서, 제품군을 다양화해 판매를 늘리기 위해 종이로 만든 고양이 장난감 등 반려동물용 제품이나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벽 선반 등의 악세사리용 제품, 데스크 오피스용 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최근 일본 크라우드펀딩도 2차례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메종오브제 파리 홈퍼니싱 전시회에도 제품을 출품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박대희 대표는 “사회적으로 가장 좋은 건 어떤 소재이든 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나, 어려울 경우 페이퍼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일상 제품을 만들 테니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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