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친환경제품에 대한 구매 경험 비중은 반대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싸기 때문이었다. 구매에 도움이 되는 혜택 1순위로 '가격 할인'으로 나타나 친환경제품에 대한 구매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2023년 친환경제품 및 정책 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친환경제품 구매 경험 비중이 2019년 이후 4년 연속 떨어져 2016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환경산업기술원이 아이앤리서치에 의뢰해 작년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9~60세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유효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방식으로 이뤄졌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응답자들 가운데 친환경제품 구매 경험 비중은 2023년 65.8%로 전년에 비해 9.4%포인트나 떨어졌다. 2019년 87.8% 이후 4년 연속 하락했으며, 이는 2016년 60.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친환경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으로 나타났다.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비싸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1.5%로 과반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친환경제품에 대한 정보 부족'이 20.9%, '상품의 다양성 부족'이 11.2%, '품질 신뢰 부족'이 10%, '일반제품과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가 6.1%로 나타났다.
친환경제품 구매 시 도움되는 혜택으로는 '가격 할인'이 40.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친환경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25.6%, '그린카드 에코머니포인트 지급'이 16.8%, '환불 및 교환 편리함'이 9.1%, '친환경제품에 대한 객관적 정보 표시'가 7.9%로 나타났다.
구매 경험이 있는 친환경제품으로는 '친환경 농산물인 야채, 과일'이 6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경표지가 부착된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이 46.4%,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에너지절약상품'이 38.2%,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한 저탄소 제품'이 36.7%, '합성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천연성분으로 만든 제품'이 28.4%로 나타났다. 이는 1순위, 2순위, 3순위의 종합결과이다.
국민들의 친환경 구매 경험 비중이 낮아졌다고 해서 친환경제품에 대한 관심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다.
친환경제품에 대한 관심 정도를 살펴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4.8%가 '관심이 있음'으로 응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도 90.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관심도는 2016년 69%에서 2019년 94.2%로 오른 뒤 이후 현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품 구매 시 친환경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나와 가족의 건강'이 48.6%로 가장 높고, 이어 '우리 사회 환경보호 및 개선 도움'이 39.4%, '자녀 친환경 소비 생활'이 7.3%, '다른 유사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이 4.5%로 나타났다.
친환경 여부를 고려하는 제품으로는 '생활 및 위생용품'이 33.2%로 가장 높고, '주방용품' 24.4%, '만2세 미만 유아용품' 20.7%, '만2세~만12세 어린이 용품' 11.4%, '가전제품' 5%, '의류' 3.2%, '가구 및 내장재' 2.1%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와 함께 실시된 '환경성적표지 및 그린카드 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 환경성적표지 인증로고 인지도는 81.7%로 나타나 전년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환경성적표지 인증로고가 있는 제품을 우선 구매하겠다는 의향은 85.1%로 전년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그린카드 로고에 대한 인지도는 77.1%로 나타나 전년보다 10.4%포인트 높아졌다. 그린카드 사용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 시 포인트 적립'이 62.8%, '친환경 제품 구매 시 포인트 적립'이 56.6%, '가정 내 전기·수도·가스 절약 시 포인트 적립'이 45%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2~3년간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친환경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이다. 같은 기간 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상승률은 5.9%, 5.9%, 5.5%로 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요즘 가계 경제가 너무 어렵다 보니까 환경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 구매할 때는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제품 다양성도 부족하고 실제 친환경이 맞나 하는 의구심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의 다양한 지원 대책과 기업에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제품을 보다 다양화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제품을 알아볼 수 있도록 마크 등을 더 크고 가시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