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8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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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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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價 하락에 LNG터미널 프로젝트 줄줄이 중단·연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1 13:50

남부발전 하동 건설사업, 중부발전 보령 건설사업 중단

포스코인터·LX인터 당진사업, 한양 여수사업 착공 지연

LNG價 안정화 및 미래 수요 감소로 직수입 경쟁력 하락

가스公 건설계획만 순조롭게 진행…“LNG 팀코리아 필요”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4일 당진 LNG 생산기지 건설현장에서 4번째 저장탱크의 지붕 상량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4일 당진 LNG 생산기지 건설현장에서 4번째 저장탱크의 지붕 상량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저가 안정세를 보이고, 향후 국내 LNG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내 LNG터미널 건설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중단 내지는 연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규모 용량을 건설하는 가스공사의 당진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LNG시장에서 가스공사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최근 LNG 가격의 저가 안정세를 보이고 향후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LNG터미널 건설 프로젝트의 포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경제재무 분석연구소(IEEFA)의 김채원 연구원이 분석한 '한국, 수요 감소 및 과잉투자 위험 속 대규모 LNG 터미널 프로젝트 중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남부발전이 2028년 가동 예정인 하동 LNG터미널 건설사업을 중단했고, 지난 7월에는 한국중부발전이 2027년 가동 예정인 보령 터미널 사업을 중단했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이 합작으로 충남 당진에 건설하기로 한 당진 터미널 사업도 착공이 지연되고 있으며, 한양이 여수에 건설하기로 한 터미널 사업은 당초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올해 착공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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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의 LNG 수요 전망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의 LNG 발전량 전망.

4개 프로젝트의 연간 재기화 용량만 1100만톤에 이른다. 현재 국내 천연가스 수요는 연간 약 4400만톤 수준이다.




이처럼 LNG터미널 건설이 중단 또는 연기되는 이유는 LNG 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 전망으로 투자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한국가스공사가 독점적으로 LNG를 공급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들은 자가사용분에 한해 직접 수입해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의 LNG 직수입 사업은 가스공사의 평균 공급가격보다 얼마나 저렴한 물량을 확보하느냐에 경제성이 달려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스공사의 도입단가가 높아졌을 때만해도 LNG 직수입 사업의 경제성은 좋았다. 하지만 이후 유럽연합이 대대적인 에너지효율 향상 및 수요 감축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면서 국제 가격은 낮게 안정화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최근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13.9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쟁 전 수준이며, 전후로 가장 높았던 80달러 대비 거의 80%나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연중 최고 성수기인 북반구 혹서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가스공사가 카타르와 오만에서 1999년부터 고가로 수입하고 있는 900만톤 물량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가스공사의 물량은 민간 직수입 물량보다 더욱 경쟁력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LNG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프로젝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약화시켰다.


작년 4월 확정된 15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에 따르면 기준수요 기준으로 국내 총 LNG 수요는 2023년 4509만톤에서 2036년 3766만톤으로 연평균 1.3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정부 예측과 달리 실제 수요가 LNG 발전량 증가로 되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이 많았다. 정부의 전망이 보수적인 면이 있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올해 6월 공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는 LNG 발전량과 비중이 2030년 160.8TWh(25.1%)에서 2038년 78.1TWh(11.1%)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무탄소발전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석탄은 물론이고 LNG 시장마저도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확고해졌다.


IEEFA의 계산에 따르면 국내 LNG 재기화 시설의 활용도는 2023년 29.5%에서 2036년 19.8%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민간 프로젝트들이 중단 또는 연기되는 것과 달리 가스공사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14일 당진 LNG 생산기지에서 4번째 27만㎘ 저장탱크 지붕 상량을 완료했다. 공사는 2030년까지 당진기지에 총 189만㎘의 LNG 저장시설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스공사의 총 저장용량은 기존 1216㎘에서 1405㎘로 늘어나 시장에서의 역할과 비중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의 사업범위 및 활동영역을 보다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가스공사가 정부의 수급계획이나 동고하저 패턴만 쫓아가는 식으로 도입전략을 짜지 말고 전문성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해 구매 결정을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원전처럼 LNG 분야에서 민간과 팀코리아를 짜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아나가야 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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